中 ‘사드 몽니’…높은 대중의존도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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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몽니’…높은 대중의존도가 문제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7.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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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특별기획 - 중국시장, 리포지셔닝이 답이다①]
작년 대중 무역의존도 40% 달해…경제 넘어 안보주권 휘청
중국 산업굴기로 국산화 비중 높아져…시장 경쟁상대 등극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과거 한국기업들의 블루오션으로 주목 받았던 중국 시장의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산업굴기’를 통한 국산화 바람으로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과의 격차가 좁혀지는 것은 물론, 최근 한반도 안보 긴장 속 사드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경제 보복이 이어지며 우리 기업들의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중국 시장 전략을 재정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매일일보>는 현재 중국 시장의 상황과 리포지셔닝 전략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싣는 순서>
① 中 ‘사드 몽니’…높은 대중의존도가 문제
②시장다변화 나서는 기업들…일본 사례 배워야
③무조건 탈중국은 ‘NO’…품질·기술고도화로 中 잡아야

현대기아차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사드 추가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 수개월여간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관광금지, 중국 정부의 규제의 덫 등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우리 기업들이 완전한 사업 중단과 철수를 고려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우리나라의 경제주권은 물론 안보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는 신중한 접근방식을 택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대중 의존도가 워낙 높아 감정적인 대응을 펼쳤다가는 더 큰 손해를 볼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교역의존도는 한중수교를 맺은 지난 1992년 4.0%에서 2017년 상반기 22.0%로 높아졌고, 대중국 부품 수출의존도는 2000년 19.7%에서 2016년 40.9%까지 증가했다. 수출액 역시 1992년 약 26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244억달러로 46.1배 증가나 증가했다.

이처럼 높은 의존도는 중국의 실물·금융경제 여파를 한국에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특히 사드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경제보복이 심화되면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를 비롯한 제조기업들은 현지 공장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면서 고전하고 있고, 한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배터리업계도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류문화 콘텐츠의 중국 수출도 금지된 상태고, 현지에 진출했던 화장품 기업, 유통기업들은 사업규모를 크게 축소하거나 철수를 진행 중이다.

관광산업 역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관관객들의 한국 여행이 금지되면서 지난 7월 여행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여행수지 적자가 17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7월 보다 적자 폭이 5조원가량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내내 중국의 경제보복이 지속된다면 한국의 피해규모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인 8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드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중국의 시장은 더이상 우리 기업의 블루오션이 아니다.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던 핵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하며 차세대 IT(정보통신), 로봇, 신에너지 자동차 등 10대 중점 분야를 선별해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산업 전체적인 경쟁력에서는 한국이 아직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산업육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설 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미 주요 산업의 경우 중국에게 왕좌를 내준 지 오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철강과 정유산업의 경우, 조강 생산량과 석유 정제능력을 기준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분석할 때 2003년에 이미 중국이 한국을 넘어섰다.

정유산업 또한 석유 정제능력을 기준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우리나라는 2003년 2.8%에서 2013년 3.0%로 0.2% 늘어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6.6%에서 13.3%로 두배나 늘었다.

조선업 같은 경우도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은 195척, 422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의 신규선박 수주를 받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위기라는 점이다. 중국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우리나라의 수출길을 저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의 위치도 크게 위협한다.

중국이 더 이상 한국 기업들의 해외 매출을 책임지는 13억 소비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경쟁자가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대중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 시장을 다변화하는 등 전략 재점검이 필요하다”며 “ICT 등 차세대 산업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육성 지원을 통해 중국의 기술추격에도 적극 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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