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풍선효과’…자영업자 주담대 2배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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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동산 대책 ‘풍선효과’…자영업자 주담대 2배 급등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09.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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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규제 적용 안받아…작년 1월 이후 최고치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소호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지난 7월과 8월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8·2 부동산 대책 이후 가계의 주택담보 대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풍선효과는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소호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지난 7월과 8월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말 21조8407억원이었던 대출 규모는 7월 말 22조3187억원으로 4780억원 늘어난데 이어 8월 말에는 22조7804억원으로 4618억원 증가했다. 작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한 것. 작년 1월∼올해 6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월평균 증가액이 약 2226억원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증가 폭이 2배 이상 커졌다.

이에 따라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월 말 기준 11.0% 수준에서 올해 7월 말 11.7%, 8월 말 11.8%로 확대됐다.

이처럼 개인사업자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은 개인사업자가 가계대출과 달리 강화된 LTV(주택담보인정비율)나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피해갈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대책에 따른 LTV·DTI 강화는 가계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된다. 하지만 사업자 대출을 이용하면 LTV가 적용되지 않아 집값의 100% 가까운 수준까지 대출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앞서 6·19 부동산 대책에 따라 지난 7월3일부터 조정대상 지역 아파트를 담보로 한 LTV와 DTI가 70%에서 60%로, 60%에서 50%로 각각 강화됐다. 여기에 8·2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난달 23일부터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LTV·DTI는 40%로 한층 엄격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집을 담보로 추가 주택 구매자금을 마련하기 어렵게 규제가 세진 것과 맞물려 집을 담보로 한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난 것”이라며 “이 때문에 금융권 등에서는 사업 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려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꽤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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