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철수설 부인에도 위기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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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철수설 부인에도 위기설 ‘솔솔’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7.09.18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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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8월 내수 판매 17.9% 감소…크루즈 부진 지속
카허 카젬 사장 선임에도 노조는 14~18일 부분파업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완성차업계 3위인 한국GM이 올해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최근 카허 카젬(사진) 신임 사장 선임에도 3년간 계속되는 적자와 내수 판매 부진으로 철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파업까지 겹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올해 1~8월 국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7.9% 하락한 9만3513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월 출시한 ‘올 뉴 크루즈’를 비롯해 ‘말리부’, ‘스파크’ 등 주력 모델들이 경쟁차종에 밀려 저조한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한국GM의 야심작이던 크루즈는 초기 품질 문제와 높은 가격 등 마케팅 실패로 신차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문제는 최근 몇 년간의 성적표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GM은 지난 2014년 1192억원, 2015년 7048억원, 지난해 5300억원의 적자를 내며 3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누적 적자만 2조원이 넘어 올 1분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선 자연스럽게 국내 철수설이 거론됐다. 제임스 김 사장이 임기를 마치기 전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고,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보고서를 통해 한국GM 철수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철수설을 뒷받침하는 듯 보였다.

이에 마음이 급해진 한국GM은 이달 1일자로 인도GM 사장이였던 카허 카젬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 카젬 사장은 지난 6일 한국GM 본사에서 열린 디자인센터 미디어 행사에서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한국은 전 세계 GM 시장 중 다섯 번째로 큰 시장이며,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곳 중 하나”라며 철수설에 대해 반박했다.

그러나 인도에서 공장 매각 등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던 카젬 사장의 등장으로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도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카젬 사장은 지난 1일 취임 후 ‘수익성 강화’를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전 직원에 보낸 이메일에서도 “앞으로 모든 경영 활동의 중심을 수익증가와 비용절감에 두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GM은 노조의 파업까지 겹치며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오전조와 오후조로 나눠 지난 14일과 15일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다. 오는 18일에는 6시간 파업이 예정돼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3일 오후 카젬 신임 사장과 협상장에서 만났지만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19차 교섭이 무산되자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투쟁 계획을 세웠다. 당시 카젬 사장이 통역사 교체를 요구하는 노조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임금협상은 시작도 못하고 기약 없이 미뤄진 것이다.

이번 일로 노사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7월 24일까지 18차례에 걸쳐 임금 교섭을 벌였지만 서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의 500% 성과급 지급, 주간 연속 2교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기본급 5만원 인상, 성과·격려금 105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카젬 사장의 취임 후 첫 노사 간 만남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당분간 양측의 극적 타결을 기대하긴 어려워보인다”면서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카젬 사장이 부진한 내수 판매량과 노사 갈등, 국내 철수설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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