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최저 수수료 ‘그늘’…뒤에선 고금리 신용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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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최저 수수료 ‘그늘’…뒤에선 고금리 신용장사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7.09.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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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증권사 신용대출 상환 기간 짧아…고금리 적용 과도해”
<사진=키움증권 제공>

[매일일보 홍석경·박숙현 기자] 개인고객 최다 보유의 키움증권[039490] 신용거래융자 이자가 도마 위에 올랐다. 주식거래수수료는 업계 최저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용거래 시 12%에 달하는 이자를 물려 과도하단 지적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위 10개 증권사 중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에 대해 11.8%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나머지 증권사가 5~7%의 이자를 적용하고 있는 것에 반해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연체 이자율도 최고 13%에 달한다. 최근 NH투자증권[005940]와 신한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가 신용대출로 인한 고객의 부담을 덜기 위해 대출이자 인하에 나선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올 들어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증시 호재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8조3986억원으로 지난해 말 6조7737억원에서 무려 24%이상 증가했다. 

증권사별로는 15일 이내 기준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5.9%로 가장 낮고, 대신증권[003540]과 미래에셋대우[006800]도 각각 6.0%를 적용하고 있다. 이어 △KB증권(6.5%) △신한금융투자(6.5%) △하나금융투자(6.5%) △한국투자증권(7.4%) 순이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개인 투자자가 주식투자 목적으로 증권사에 빌리는 대출이다.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소 140% 수준의 담보유지비율을 걸어둔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1000만원을 빌렸다고 하면 거래가 모두 끝날 때까지 신용거래계좌의 담보 평가액이 최소 1400만원을 유지해야 하는 구조다. 

증권사는 이자를 수취하는 것 외에도 투자자의 담보 평가액이 기준에 미달하면 빌려준 융자금액을 일괄 회수하고 신용계좌에 담보로 잡은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는 반대매매까지 행사한다.

업계는 이 같은 구조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이 짧은 기간 안에 저축은행에 버금가는 이자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개인고객이 증권사에 돈을 빌릴 때 상환기간이 보통 1주일 이내이기 때문에 고금리 이자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키움증권은 주식거래수수료가 100만원 기준 150원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지만, 이를 통해 확보된 고객으로 고금리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른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달리 보통 증권사에서 고객이 돈을 빌릴 때 상환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며 “키움증권의 경우 주식거래수수료는 싸지만, 대출상환기간이 짧다는 점을 이용해 고금리 이자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이자가 다른곳보다 다소 높다는 것은 사실이다”며 “현재 신용거래융자 이자와 관련한 다양한 지적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인하를 포함한 다각적인 검토를 계획중이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릴 때 신중하고 민감해질 것을 요구한다.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투자자 특성상, 고금리 이자에도 둔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증권사의 고금리 신용대출이자에 대해 문제 삼지 않는다”며 “신용대출이자에 둔감한 이유는 대부분 투자자들의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단타 매매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실장은 “신용거래융자의 경우에는 한 달 이내의 단기 대출을 많이 하기 때문에, 금리가 1~2% 차이 나더라도 더 내야 할 돈이 만 원 정도라 투자자들이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며 “ 증권사들도 이러한 구조를 잘 알고 있고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를 하게 된다면 ‘신용거래융자 대출의 고금리’는 당연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증권사 신용대출 이자 관련 실태조사를 마친 금융당국도 대출 이용시 금리를 꼼꼼하게 따질 것을 조언했다. 장준경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증권사 고객들이 신용대출이자에 덜 민감한 편이다. 금리가 낮은 곳을 찾기보단 본인이 편한 곳에 그냥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번 이와 관련한 실태조사로 증권사별 이자비교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우선적으로 투자자들이 금리에 민감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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