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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정위 역할, 자수성가 기업 깎아내리기인가?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이해진은 잡스가 아니’라는 취지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과의 지난달 면담을 밝히며 “이 전 의장은 우리 사회 미래에 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지금처럼 가다간 네이버가 많은 민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 자리는 네이버가 자산 5조원 이상이면 해당되는 준대기업 지정을 앞두고 이해진 GIO를 네이버의 총수로 지정하려는 공정위의 조처에 대해 안 된다고 설득하려는 자리였다.

이 GIO 입장에서 네이버의 미래 비전보다는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성토하는 자리가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이 GIO로부터 네이버의 미래 비전을 듣지 못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자리였던 셈이다.

또한 잡스를 운운한 김 위원장의 말은 네이버의 인터넷 검색시장, 광고 시장 장악에 따른 부작용을 부각시키고 네이버가 일으켜온 사업의 성과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다.

네이버는 포털 네이버로 시작해 현재 인공지능(AI)을 개척하면서 번역, 자율주행차 등 각종 첨단 ICT 사업의 선구자 노릇을 해오고 있다.

특히 네이버랩스가 이끄는 자율주행차는 미국자동차공학회의 자율주행 기술 기준인 전체 5단계 중에 3단계 수준에 이르렀다. 해외에서도 완성차업체가 아닌 인터넷기업이 자율주행차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은 구글을 제외하면 드문 일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 진출해 ‘라인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메신저 ‘라인’을 비롯해 각종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O2O) 사업 확장을 일으켰다.

특히 자수성가 기업이 귀한 한국에서는 오히려 깎아내릴 것이 아니라 치켜세워줘야 할 만하다.

최근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세계 부호 400명 중 65%가 자수성가, 나머지 35%는 상속으로 나타났다. 자수성가 비율이 상속을 앞선다.

그러나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 2015년 기준 상장사 주식부호 자료를 보면 상위 10명 가운데 창업자는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유일하고 창업 부자 30명 중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현 GIO),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등 6명(20%)에 불과하다.

김상조 위원장은 잡스를 거론할게 아니라 먼저 불공정행위에 신음하는 하청업체의 눈물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박효길 기자  parkssem@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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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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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감 2017-09-11 16:58:02

    공감되는 기사네요.
    기존 부모.조부를 이어 기업을 물려받은 재벌들과... 자수성가형 재벌은 분명 다르죠.
    재벌들의 적폐행동은 바로 잡아야하지만...노력해서 성공한 재벌들까지 모두 재벌은 적폐세력이라고 취급하는건 문제있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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