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정부 정책 쓰나미에 ‘벙어리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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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정부 정책 쓰나미에 ‘벙어리 냉가슴’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7.07.24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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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최저임금 인상 이어 법인세 인상 논의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서 경영애로점 호소할지 주목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재계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 추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부의 핵심 과제인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강화 정책에 적극적인 협력의 뜻을 나타냈지만,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을 큰폭으로 인상한데 이어 법인세 인상 카드까지 꺼내들고 있어 경영 부담 심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

24일 재계는 정치권에서 언급되고 있는 법인세 논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 및 소득세 과세구간을 신설하는 증세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 법인세 최고구간인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 구간에 적용하는 22% 세율을 25%로 3%포인트 올리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재계는 법인세 인상 추진은 해외 주요국들이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는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연방 법인세율을 35% 이상에서 20% 초반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프랑스 역시 최근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이 법인세율을 33.3%에서 25%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1998년부터 세율을 인하해 지난해 기준 23.4%이며, 영국은 20%, 독일은 15%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에 필요한 재원도 전부 기업이 부담하는 것인데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법인세까지 인상할 경우 재정부담이 심화돼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를 함부로 내기 어려운 상황도 재계의 고민을 키우는 요소다. 자칫 정부의 정책을 부정하는 모습으로 오인돼 여론의 반기업정서를 건드릴 수도 있기 때문.

이런 가운데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이번 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경영애로점을 전달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오는 27~28일까지 이틀간 주요 그룹 경영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 오뚜기 등 15개 그룹 대표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하며, 이 자리에서는 일자리 창출 및 상생 협력을 논의할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일자리 창출,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확대 등의 계획을 잇따라 발표한만큼, 이번 간담회에서 기업들의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물이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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