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3개월째 기준금리 1.25% 동결…“경기 회복세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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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3개월째 기준금리 1.25% 동결…“경기 회복세 약해”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07.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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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통화긴축에도 1400조 가계부채 부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와 성장률 전망치 등을 결정하기 위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3개월째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13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13개월째 최저금리를 유지해왔다. 이번이 금통위의 11번째 동결 결정이다.

특히, 이번 동결은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중앙은행이 점진적 유동성 축소 등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결정돼 눈길을 끈다.

최근 미국에 이어 영국이 통화 긴축을 시사해 주요국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도 12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참석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 입장을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도 지난달 27일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지난달 이 총재도 한은 창립기념식에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한은은 아직 수출 대기업 중심 성장이 낙수효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고, 새 정부 출범 후 기대심리는 크지만 민간 소비나 청년 실업률 등이 개선되는 모습이 지표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최근 수출·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생산·소비가 부진에 빠지는 등 엇박자를 보이고 있어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5월 판매액 증가율은 1.6%로 한 달 전(2.6%)보다 줄었다.

무엇보다 140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집을 사느라 대출을 받은 가구나 채무 과다·저소득층 등이 금리 인상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을 통해 경제 불균형을 막으려다 자칫 경기회복 열기를 꺼뜨릴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출범 100일도 안 된 새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판단도 금리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 달 정부 가계부채 대책 발표 후 부동산 시장 움직임과 10월께 발표할 내년 경제전망 등을 살핀 뒤 결정을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 조정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상황을 주요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10월 중순 성장률 전망치를 한 차례 더 올리고 내년 성장률을 높게 잡으며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부총재직이 공석인 가운데 6인 위원 체제로 열렸다. 한은 본관의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한은이 임시 사용하는 삼성 태평로 건물에서 열린 첫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 회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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