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1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소집을 요청하는 미국 무역 대표부(USTR) 명의 서한을 주미대사관을 경유해 접수했다.
미국은 이번 서한에서 미국의 심각한 대(對)한국 무역적자를 지적하면서, “한미 FTA의 개정 및 수정 가능성을 포함한 협정 운영상황을 검토하고자 한다”며 협정문 규정에 따라 특별회기 소집을 요청했다.
미국 측은 ‘재협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한미 FTA 조문상의 용어인 ‘개정 및 수정’을 사용하고, 이를 위한 ‘후속 협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한미 FTA 협정문에는 당사자 일방이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소집요구를 하면 상대방이 원칙적으로 30일 이내 FTA 공동위원회 개최에 응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현재 산업통상자원부내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 송부돼 있으며, 한국 측의 공동의장인 통상교섭본부장도 임명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미국과 실무 협의 하에 향후 개최시점을 정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에 국장급 관계관을 미국에 보내 USTR측과 구체적인 의제 및 개최 시기를 조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동위원회에서 미국은 서한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한(對韓) 무역적자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감축시키기 위해 한미 FTA 개정 협상을 개시할 것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미 FTA 협정상 반드시 미측의 FTA 개정협상 제안에 응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공동위에서 개정협상 개시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한미 FTA 협정문은 ‘공동위원회 결정이 양 당사자의 컨센서스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제안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공동위원회가 개정 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
추후 공동위원회가 개최돼 미국이 한미 FTA 개정협상 개시를 요구하는 경우, 정부는 지난 6월말 한미정상회담에서 제의한 바와 같이 양측 실무진이 한미 FTA 시행 효과를 공동으로 조사·분석·평가해 한미 FTA가 양국 간 무역불균형의 원인인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당당하게 개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