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판매 부진에 노조 파업까지 겹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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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 판매 부진에 노조 파업까지 겹치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7.07.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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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한국GM 노조 등 잇따라 파업 수순
상반기 실적 악화에 이어 하반기도 타격 불가피
금속노조가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현대기아차그룹사 지부-지회 사회적 교섭 촉구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금속노조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올해 상반기 부진한 판매 실적을 보인 국내 완성차업계가 잇따라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주 한국GM 노조가 가장 먼저 파업을 가결한데 이어 현대자동차[005380] 노조도 이번주 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노조의 파업이 본격화 될 경우, 업체별 생산차질로 인한 하반기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속노조 소속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하투(夏鬪)’가 본격화 되고 있다.

파업이 매년 연례행사인 현대차는 올해도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6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현대차 노조는 11일 임시대의원 대회를 소집해 파업을 결의하고 오는 13일과 14일께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노조는 임금 15만4883원 인상과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에 대비한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벌인다면 현대차는 2012년 이후 6년 연속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노조의 파업으로 14만여대의 생산차질과 3조1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기아자동차[000270] 노조도 지난달 29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연장근로수당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해 전체 임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노조는 오는 13일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지난 6~7일 양일간 2017년 임금인상에 관한 쟁의행위 결의 찬반 투표를 진행해 68.4%가 찬성했다.

한국GM 노조는 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의 500% 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 2개 조가 8·9시간씩 근무하는 현행 '8+9주간 2교대제'를 '8+8주간 2교대제'로 전환하고, 공장 휴업 시에도 급여를 보장하는 월급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한국GM은 현재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GM 본사의 유럽 시장 철수로 생산 물량이 크게 줄어든데 이어 최근 제임스 김 사장까지 돌연 사임하면서 국내 시장 철수설까지 나돌고 있기 때문. 여기에 지난 3년간 누적 순손실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한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30일 신청한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쟁의 결과가 열흘간의 조정 기간을 거쳐 나오는 대로 파업여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파업과는 거리가 멀었던 쌍용자동차[003620]와 르노삼성자동차도 올해는 심상찮은 기류가 흐른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무분규 교섭을 달성해온 쌍용차 노조는 올해 사측에 기본급 11만8000원 인상과 우리사주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이유로 기본급 15만4200원 인상과 성과급 200%+400만원 등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던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노조 파업까지 겹칠 경우, 실적회복은 커녕 오히려 하반기까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현대·기아차와 한국GM등 완성차 3사 노조가 동시에 파업을 벌이게 된다면 이는 국내 완성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에 따른 기저효과와 신흥시장 저성장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435만7883대) 대비 8.1% 감소한 400만3804대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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