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80명뿐인 '장제사', 말(馬) 산업 성장과 함께 주목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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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80명뿐인 '장제사', 말(馬) 산업 성장과 함께 주목받아
  • 강세민 기자
  • 승인 2017.07.0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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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연소 장제사 이자경씨가 경주마의 편자를 교체하고 있다. (사진=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매일일보 강세민 기자]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말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장제사(裝蹄師)가 유망 직종으로 20대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장제사란 말발굽의 모양이나 형태를 점검하고 편자를 만들어 선택한 후 말발굽을 깎거나 연마해 딱 알맞은 편자를 부착하는 말관련 전문직이다. 경주마의 말굽은 사람의 손톱처럼 젤라틴 성분이기 때문에 제대로 되지 않으면 분뇨에 오염돼 발굽 각질이 부식되거나 썩는 병에 걸려 경주성적에 큰 영향을 준다. 

하지만 과거에는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직업으로 인식됐던 장제사가 이제는 경마·승마 분야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있다. 때문에 20~30대 젊은이들 중심으로 단순히 직장을 구하는 데 실패해 선택한 직업이 아니라,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유망한 직장’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이자경씨는 우리나라 최연소 장제사다. 장제사라는 직업은 직업적 특수성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는 80여명 밖에 없는 희귀 직업이다. 한국마사회가 공인하는 65명뿐이고 나머지는 일반 승마장에서 비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리랜서다.  

대학(토목공학)을 다니며 광주장외발매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이자경씨는 우연히 ‘장제사’ 라는 직업을 알게됐다. 그는 다니던 대학을 미련 없이 포기하고 장제사의 길로 들어섰다.

물론 처음에는 가족과 친구들 모두 반대 했지만 친구들이 취업 고민할 때 지금은 평생직장을 가진 어엿한 기술자가 됐다.

그는 “진정한 장제사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을 좋아하고 잘 알아야 한다” 며 “장제사는 고가의 경주마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기술과 노련미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집중력이 필요하며 일은 힘들지만 내 기술이 있어 미래에 대한 걱정은 없다” 고 말했다.

또한 이자경씨는 한국 장제의 최고봉에 오르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는 “새벽잠이 많아 솔직히 일이 힘들 때도 있다" 고 고충을 말한 뒤 "하지만 말과 온종일 생활하니까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 앞으로 전망도 있기 때문에 기술만 좋다면 이만한 직업은 없는 것 같다” 며 힘들게 작업해서 완성된 편자를 부착한 마필이 편안하게 잘 걷는 모습을 볼 때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모든 피로가 한꺼번에 풀린다고 했다. 

말이 걷는 모습과 소리만으로 말의 아픈 다리를 찾아낼 수 있는 1급 장제사는 국내에 단 5명뿐이다. 연봉 1억원에 달할 정도로 전문인으로 인정받는다. 신입 장제사의 경우는 연봉 4,000만 원 정도이다. 그리고 1급 장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20년 가까운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다. 장제업이 그만큼 쉽지 않은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얼굴과 체형이 다르듯 말의 발굽도 크기와 형태가 다양해 경험에 의한 노하우와 이론은 필수다. 

그동안 장제사는 국가자격시험이나 한국마사회 양성과정을 거쳐 자격증을 취득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국가자격시험을 거치면 승용마 장제를 한국마사회 양성과정을 통해 자격을 취득하면 경주마 장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마사회 장제사 양성과정의 자체 자격시험이 폐지돼 국가자격시험 통과자만 장제사 활동이 가능하다. 또 국가자격시험을 통해 장제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승용마는 물론 경주마 장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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