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위안부' 증명할 영상자료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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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위안부' 증명할 영상자료 최초 공개
  • 김천규 기자
  • 승인 2017.07.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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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서울대 인권센터, 美 국립문서기록관리청서 70년 넘게 잠자고 있던 영상 발굴·공개

[매일일보 김천규 기자] 한국인 위안부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최초로 공개됐다. 지금까지 한국인 위안부 관련 문서·증언·사진자료 등은 나왔으나 위안부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와 서울대 인권센터(서울대 정진성 교수 연구팀, 이하 서울대 연구팀)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70년 넘게 잠자고 있던 한국인 위안부 영상을 발굴했다고 5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18초짜리 흑백 영상으로 중국 송산에서 포로로 잡힌 한국인 위안부를 포함해 7명의 여성 모습이 담겨 있다. 미‧중연합군 산하 제8군사령부 참모장교 신 카이 대위(중국군 장교)로 추정되는 남성은 한 명의 위안부 여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나머지 여성들은 초조하거나 두려운 표정으로 침묵하고 있다.

이 영상은 당시 미‧중연합군으로 활동했던 미군 164통신대 사진대 배속 사진병이 1944년 9월 8일 직후 촬영해 소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와 서울대 연구팀은 이 영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단서를 찾은 후 2년 전부터 이미 발굴된 문서와 사진 등을 분석해 관련 정보를 추적,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소장하고 있는 수많은 필름 릴(reel) 가운데 이번 영상을 발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울시와 서울대 인권센터는 지난해 말 위안부 피해자 10인의 증언과 미국‧태국 현지조사를 통해 새롭게 발굴한 역사적 입증자료를 망라해 교차분석한 사례집(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위안부’ 이야기)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영상물 자료까지 추가 발굴함에 따라 당시 일본군 위안부가 처했던 상황과 실태를 보다 명확히 증명하게 됐다.

연구팀은 영상 속 인물들을 한국인 위안부로 입증할 수 있는 근거로 앞서 2000년 고 박영심 할머니가 자신이라고 밝혔던 사진과 영상 속 인물들의 얼굴과 옷차림이 동일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 영상 속 한국인 위안부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특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들은 미‧중연합군이 이후 포로 심문과정에서 생산한 ‘조선인 위안부 명부’에 있는 여성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와 서울대 연구팀은 영상을 촬영한 페이 병장이 일본군 위안소로 활용됐던 건물을 촬영한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 건물은 용릉에 위치한 그랜드 호텔이라 불리던 곳으로 미‧중연합군이 용릉을 점령한 직후인 1944년 11월 4일 53초 분량으로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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