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미FTA 재협상 시사, 여야 지혜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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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미FTA 재협상 시사, 여야 지혜 모아야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7.07.0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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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정치부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동안 외교관계의 주요 변수였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 문제를 포함한 남북관계 등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양국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시사하면서  한미 양국이 통상 문제에서의 진통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와 관련 “그다지 좋은 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협정이 체결된 이래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FTA 재협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 국내 언론은 FTA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언론발표 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나서 “한미 FTA 재협상에 합의했다거나 재협상을 공식화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FTA 재협상에 대해 양측 간 합의한 바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백악관은 미 무역부대표를 통해 ‘특별공동위원회’를 소집하고 FTA 재협상과 수정과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양국간 엇박자도 드러났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FTA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이 우리 기업들을 통해 5년간 40조 원에 달하는 선물 보따리를 풀어주면서 다소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미국 정부가 재협상 의지를 드러내면서 허가 찔린 기분이다.

당장 정치권과 재계는 미국의 FTA 재협상 의지 시사에 대해 강한 우려감을 드러냈다. 한미 FTA 이후 대미 무역흑자에서 미국산 무기체계를 크게 늘려 사실상 양국의 무역수지는 비슷한 수준임을 정부 측에서 강력하게 주장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에서는 “역대 정부 중 가장 빨리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이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회담으로 마무리 됐다”며 FTA 재협상 등에 대한 확실한 해명이나 대처는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귀국 후 한미 정상회담 내용 설명 겸 여야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여야 지도부와 국민에게 회담의 득과 실을 빠짐없이 보고하고 국회와 공유해 FTA 현안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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