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예출판사가 인간의 미래를 만드는 기억에 대한 새로운 뇌과학 이야기 ‘기억은 미래를 향한다’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는 세계적인 뇌과학자 한나 모니어(라이프니츠상 수상)와 철학자 마르틴 게스만(하이델베르크대학교)이 새로운 뇌과학 연구와 철학적 질문을 통해 기억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람들은 기억을 단순한 정보 창고 정도로 생각하며, 많은 것을 집어넣는 사람을 보며 경이롭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알츠하이머, 치매, 자폐증을 예로 들어 인간이 기억하는 능력을 상실하면 삶이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삶 자체를 잃어버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억의 진정한 기능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대다수 동물과 다르게 과정을 기억하는 ‘일화기억’이 존재한다. 인간은 식탁 위에 밥이 있다거나 책상 위에 볼펜이 있다는 것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으로 밥이 차려졌는지,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슬픔이나 기쁨이 있었는지도 기억한다.
저자들은 과정을 기억하는 이 능력이 도전하고 안정을 만드는 인간의 정신을 이해할 실마리가 된다고 말한다. 요컨대 목표에 이르기 위해 행했던 다양한 과정을 기억하기 때문에 새로운 목표를 이루고자 할 때도 다양한 길을 검토하거나 비교하면서 취사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책은 정보를 축적하고 압축하며, 재해석하거나 취사선택하는 기억 능력이 세상을 통찰하고 예술을 창작하는 인간다움, 즉 기술이 모방할 수 없는 인간 정신 근원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이제 많이 외우는 것은 인간의 삶을 지탱할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한다. 따라서 책은 오늘과 같은 기술발전 시대에는 새로운 ‘대안’을 찾게 하는 인간의 기억능력에 관심을 가지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인간에게 남겨진 철학적 희망이기도 하며, 과학이 정복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옮긴이 전대호는 “기억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억이라는 주제가 나를 찾아온 것은 참으로 고마운 행운이다. 이 책을 나에게 맡긴 편집자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참된 과학이론은 우주의 운행은 물론 탄생까지 하나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