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한나라당 내 열우당 2중대 척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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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한나라당 내 열우당 2중대 척결하라!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2.03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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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총선 필승카드로 열우당 2중대 척결 주장 나와 당내 갈등 심각

한나라 ‘반노’로 안된다, 보수 이념 정당으로 GO GO!

고진화 의원 지목해 “너 나가!”, 고진화 “선거법 위반”

열린우리 “생각 다르다고 사퇴 요구, 낯부끄러운 촌극”

대선승리라는 ‘비상(飛上)’을 꿈꾸고 있는 한나라당에 ‘비상(非常)’이 걸렸나.

보수중도층을 잡지 못하면 ‘대선에서 또 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최근 한나라당 외각로부터 나오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에 의뢰해 남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의 이념 성향이 지난 2002년 대선에 비해 ‘보수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나라당이 ‘중도층’과 ‘시장 보수층’을 껴안지 못할 경우 현재의 지지율은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고 나아가 ‘대선승리’는 물건너갈 수 있다는 뜻으로 당은 해석하고 있고, 때문에 ‘정체성’을 하루빨리 찾아야 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선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 중 40%가 ‘상황에 따라 지지정당을 바꿀 수 있다’고 답해, 여권이 최근 들어 ‘중도’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으로서는 보수이념 정당으로서 재정립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는 이와 관련 “올해의 경우, 자신이 중도라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늘어나 보수 중도 진보가 3대4대3이라는 황금분할을 하고 있다”면서 “결국 대선은 중도보수성향의 유권자 마음을 잡는 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중도보수 성향으로 이념과 정책을 수정해 나가야 대선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상돈 교수는 또 “중도 유권자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마음을 잡지 않으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고 이는 맞는 말”이라며 “그러나 더욱 중요한 점은 한나라당은 ‘보수층’을 잃어버리면 궤멸하게 되고 이는 진실”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나라당의 ‘보수성’을 국민에게 알려야 함과 동시에, 당 내부에 존재하는 ‘열린우리당 2중대’를 척결해야 하는 게 선결과제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2중대’라는 표현은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인 유석춘 연세대 교수의 입에서 나온 말인데 한마디로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의원들은 한나라당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일부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한나라당과 그 전신인 신한국당은 당에 대한 개혁요구를 386 운동권 영입으로 충당해 왔다. 그리고 이들 운동권 출신은 당의 ‘개혁’을 주장하지만, 이른바 ‘좌파’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게 당 핵심관계자들의 불만이었고 그에 따른 당내 이념적 갈등 역시 심각했다고 당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유 교수는 이와 관련 “386 운동권 출신들은 김정일 정권에 대한 지원을 주장하고 북한 인권문제에는 소극성을 보이는 한편 국가보안법 철폐, 한미연합사 해체, 연방제 등 북한의 대남노선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북한의 인권개선이나 개혁개방 ▲사학법 개정에 맞선 투쟁 ▲국보법 폐지 ▲남북인터넷 교류에 대한 사전승인제도 폐지 법률안 제출 등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에 맞는 것이지 한나라당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 필요했던 '386 운동권', 이젠 맘에 안들어~

유 교수는 이어 “철저한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북핵 위기 돌파를 주장해야 할 한나라당 의원들 중 일부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에도 PSI 참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거나, 햇볕정책 사수까지 나서고 있다”면서 “열린우리당 입장과 같은 사람이 한나라당에서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에 당은 친북좌파의 숙주가 된 또 하나의 열린우리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열린우리당 2중대라 명명할 수밖에 없는 소리를 한나라당의 이름으로 목청껏 외치는 이들을 지금처럼 계속해서 방칱할 경우 친북좌파의 또 하나의 숙주 한나라당이라는 이미지가 점차 강화될 것”이라며 “그 결과로 당의 전통적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은 볼 보듯 자명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봤을 때 ‘친북좌파’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일부 의원들에 의해 여권과의 차별화가 무너지게 될 경우, 유권자들은 당을 떠나게 되고 이는 여권의 대선프로그램에 말려들게 되는 결과라는 의혹제기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전체 유권자의 최소한 20%가 되는 보수층의 인내는 거의 한계에 다다르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보수 유권자들은 ‘보수 정체성’을 상실한 한나라당을 버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2007년에도 한국의 정통적 보수 유권자들이 2002년처럼 한나라당을 무조건 찍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한나라당은 이미 두 개로 쪼개져 있는 상황이다. 보수층의 정서가 2007년 대선에서 큰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 대북문제, 북한 인권문제, 시장경제의 자율성 문제에서도 여권과 다름없는 목소리가 한나라당 국회의원 이름으로 쏟아질 때 당은 여권과 싸워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의견이다.

열린우리당 2중대는 범여권의 공작? 주장도 나와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열린우리당 2중대의 존재를 (유권자)중간층을 끌어들인다는 명목으로 용인할 경우 이는 범여권의 시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당이 갖고 있는 최고의 무기인 보수성이 안으로 녹슬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과의 동침’을 그대로 둘 경우 대선과 총선이라는 전투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인데 그럼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열린우리당 2중대, 그러니까 한나라당의 이념에 반대하는 의원은 도대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일까.

유석춘 교수는 이와 관련 “한나라당의 이념에 반하는 인물이 대통령 후보로 경선의 장을 당정체성을 훼손하기 위한 선전의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며 “이런 맥락에서 고진화 의원은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지향하는 이념에 배치된다면 스스로 한나라당을 떠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진화 의원은 현재 당내 대선 후보경선에 출마를 고려 중이다.

대선출마를 밝힌 뒤 이념 공세 속에서 탈당 압력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
유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초선인 고진화 의원은 85년 미문화원 점거농성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경력이 있는데 이 점이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돼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가 됐고, 북한인권, 사학법 개정 등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마다 한나라당의 당론과 정반대의 의견을 표명해왔다는 것.

유 교수는 이에 따라 “고 의원이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기 전에 국민과 한나라당 당원들 앞에 먼저 자신의 이념적 정체성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고 의원이 양식있는 정치인이라면 대통령 후보 경선의 장에 뛰어들어 정치를 희화화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스스로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진화, 원희룡 ‘경선포기’ 압박주는 한나라당

지난해 12월17일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의원 역시 고진화 의원과 함께 ‘열린우리당 2중대’에 포함됐다. 김용갑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대통령선거는 어린애들 장난이 아닌데 경선이 엇박자가 나고 분위기를 흐리게 될까봐 걱정”이라며 원희룡, 고진화 의원의 ‘경선 포기’를 사실상 촉구했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직접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으나 같은 날 최고위원회 석상에서 “당의 정체성과 당원들의 절절한 심정에 큰 못을 박는 사람들은 근신해야 한다”며 보수 이미지에 반하는 사람들을 싸잡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고진화 의원은 이에 대해 “당내에서 특정 대선경선 예비주자를 겨냥한 냉전적, 색깔론적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당내 불공정 경선 음모가 조직적으로 계획되어 진행된 것임을 반증한 것”이라며 “특정 세력이 헌법, 선거법 및 당헌당규에 명시된 공정 경선의 원칙을 망각한 채, 특정 후보에 대한 탈당과 사퇴를 종용하는 발언을 한다면 이는 명백히 헌법과 선거법의 위반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 의원은 이에 따라 ▲유석춘 교수의 발언과 행위에 대해 당지도부가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를 처벌할 것 ▲유석춘 교수의 참정치 운동본부 즉각적인 사퇴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원희룡 의원도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희룡과 김용갑, 둘 중 과연 누가 한나라당을 망치는 해당행위를 해 온 사람이냐”며 “김용갑 의원의 지적처럼 나는 당론에 많이 반대했다. 일부 의원들이 색깔론 페인트를 뿌리며 빨갱이, 간첩 운운할 때 그 주장에 반대해 왔고 철 지난 색깔론을 당장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반박했다.

‘보수’와 ‘중도’ 논란 속 한나라 ‘흔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한국의 중도층은 세대로는 30대 40대, 직업으로는 화이트칼러와 자영업자, 지역으로는 수도권과 충청에 몰려 있다”면서 “이들의 지지율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나는 보수주의자’라는 것을 반복해서 외치는 것이 아니라,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은 뚜렷이 하면서도 미래지향적 실용주의를 국민에게 보여주고 거기에 맞는 비전과 이슈를 제시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하며 유석춘 교수와 이상돈 교수를 돌려 비난했다.

이처럼 ‘보수’냐 ‘중도’냐를 놓고 한나라당이 설전을 벌이고, 한발 나아가 ‘공작 정치’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열린우리당 노식래 부대변인은 “원희룡, 고진화 의원의 경선 사퇴요구는 거대야당 한나라당의 치부를 그대로 들어내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정당에서 출마한 사람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낯부끄러운 촌극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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