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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신한사태 악몽 끝내야할 때
공인호 금융팀장

[매일일보 공인호 기자] "신한은행,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 검찰 고발"

지난 2010년 9월 2일은 '신한맨'으로서는 잊지 못할 뼈아픈 날로 기억된다. 이른바 '신한사태'로 불리우는 내부 권력다툼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주도로 신한은행이 신 전 사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다.

7년이 지난 지금이야 "'사태'라는 단어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했다"는 홍보파트 직원의 말을 농담처럼 주고 받지만, 당시에는 금융권의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정도의 충격적 사건이었다.

여전히 매듭짓지 못한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을 비롯해 삼성, 현대, 금호, 효성, 두산 등 소위 재벌기업들의 가족간 경영분쟁과 비교하면 뭐가 대수냐는 반응도 있지만,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은행 모두 사실상 주인이 없는 소유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신한사태는 한국 금융사에서 유례없는 경영권 분쟁으로 기록됐다.  

사실 신한사태 직전까지만 해도 신한은행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는 라응찬-신상훈-이백순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후계구도로 지배구조의 롤모델로 인식됐다. 여기에 신한은행의 산파 역할을 한 재일교포 주주들은 신한이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됐었고, 경영진들 역시 '관리의 신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빈틈없는 조직관리 능력을 자랑했다.

은행권 후발주자에서 국내 1등 금융그룹으로의 성장과정을 담은 '신한웨이'는 국내는 물론 해외 벤치마킹 사례로까지 평가받았다. 신한사태의 여파가 유난히 컸던 것도 신한금융의 이런 철옹성 같은 이미지가 영향을 미쳤다. 

라 전 회장의 치매설을 비롯해 정치권 로비설 등 신한사태에 대해서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남지만, 이후 금융당국은 지주사 회장의 제왕적 권력과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내분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보고 다양한 보완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신한금융 내부적으로는 계파색이 옅은 한동우 전 회장에서 조용병 현 회장으로 이어지는 후계구도를 구축해 성공적인 권력이양을 마무리 했다. 올 초 조용병 회장과 위성호 신한은행장 취임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직원들은 조용병-위성호 체제의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신한사태 이후 보류됐던 신 전 사장의 스톡옵션 행사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과거의 내분사태가 신한이 나아갈 길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대승적' 차원의 결정임을 분명히 했다.

물론 횡령·배임 등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신 전 사장으로서는 진정성 있는 사과 없이 법적 대응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벌써부터 스톡옵션 행사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신 전 사장의 명예회복을 반기는 2만 여명의 후배들과 자신들이 직접 일궜던 신한웨이의 영광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신한사태의 악몽을 끝내야할 때다. 머지 않은 훗날 전현직 경영진들이 양손을 맞잡고 신한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논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공인호 기자  ihkong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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