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봄엔 졸립다? 경주마 춘곤증 극복 방법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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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봄엔 졸립다? 경주마 춘곤증 극복 방법 4가지
  • 강세민 기자
  • 승인 2017.04.0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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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내부의 테마 공원.(사진=렛츠런파크)

[매일일보 강세민 기자] 기온이 점차 올라가는 청명(淸明 4일)과 한식(寒食 5일)이 지나면서, 한낮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감이 몰려오는 시기다. 소위 '춘곤증'이 몰려온다.

사람은 물론 동물들도 알 수 없는 피로감에 무기력증에 빠지기 쉬운 계절이고 특히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경주마의 경우는 경기력과도 직결된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최원일)에서 생활하는 1,000여 마리의 경주마 역시 춘곤증으로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특히 수영은 사람뿐만 아니라 말에게도 춘곤증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경주마 수영은 보통 5월 중순부터 시작하지만 봄철 경주마의 건강관리를 위해 요청이 쇄도하면서 3월부터 조기 개장했다.  

수영은 다양한 근육을 함께 운동함으로써 실제 경주에서 주로 작용하는 근육을 도와 피로감을 지연시키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10분가량 수영장 2바퀴를 도는 것은 경주로를 한 바퀴 전력 질주하는 것과 맞먹는 운동효과가 있는데다, 심폐기능 강화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게 입증되면서 조교사들이 애용하는 훈련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마사회 동물병원 서유진 수의사는 “일조량이 늘어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봄철이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경주마도 겨울 동안 움츠렸던 신체가 계절의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해서 생기는 부적응 현상(춘곤증)으로 경기력에 영향을 받는다”며 “극심한 운동을 몰아서 하는 것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수영 같은 유산 유산소 운동과 휴식을 취한 후 워밍업을 거쳐 경주에 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주마는 봄철 건강관리를 위해 수영만 하는 게 아니다. 다른 종목에서는 볼 수 없는 경주마만의 특별한 훈련도 있다. 경주마를 위한 트레드밀(러닝머신)도 그중 하나다. 

경주마의 숙식처인 마사동에 가면 헬스장에 있는 러닝머신의 5배 크기의 경주마 전용 러닝머신이 있다.  

60kg에 달하는 기수가 타지 않아 경주마 다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데다 체력에 따라 운동 강도와 시간 등을 조절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트레드밀은 체중감량이 필요한 말들에게도 사용된다. 비만 경주마의 경우에는 아예 통풍이 안 되는 땀복을 입혀 뛰게 만든다. ‘살과의 전쟁’은 말이나 사람이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휴식도 큰 도움이 된다. 훈련을 마친 뒤 원적외선 찜질을 이용해 운동으로 쌓인 피로를 푸는 경주마들도 있다.  

특히 수영훈련 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뒤 원적외선을 쬐며 온열 마사지를 받는 것이 하나의 코스처럼 되어 있다.  

일부 마방의 경우 경주마 전용 마사지기를 이용해 경주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경우도 있다.

경주마 마사지도 사람처럼 근육을 문지르고 비비고 쓰다듬고 누르고 주무르는 동작들을 기본으로 한다.  

마사지는 경주마의 부상을 예방하고 운동 능력을 높여준다. 재미있는 건 마사지를 받는 동안에는 말들도 사람처럼 눈을 지그시 감고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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