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현대건설[000720]이 태양광 사업에 진출을 선언하면서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달 17일 주주총회를 열고 태양광발전사업 및 환경관리대행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정관 변경은 고부가가치·신성장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목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사업 계획은 갖고 있으나 구체적 사업 방향 등은 현재 검토 중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의 행보에 대해 우려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00년대부터 다수의 기업들이 태양광 사업에 도전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신수종 사업으로 태양광을 선정했다가 사업성과 저조, 향후 성장성 불투명 등의 이유로 사업을 접었다. LG그룹도 태양광 웨이퍼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사업을 철수했으며, SKC도 지난해 태양광 사업부를 매각했다
현재 활발하게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조차도 최근 △화석 원료를 통한 에너지 독립 정책을 펼치는 미국 트럼프 발 리스크 △중국 저가 수주경쟁 과열 △태양광 핵심 소재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세 △중국 정부 태양광 설비 보조금 축소 등으로 인한 업황 불확실성으로 사업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다.
OCI는 지난해 OCI머티리얼즈와 태양광 발전소 알라모7을 매각했다. OCI는 올해도 태양광 발전소 알라모 6를 추가로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현대건설의 태양광 사업 전망을 그리 밝게 보지 않고 있다. 박경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라는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이번 태양광 사업 진출은 모듈이나 웨이퍼 사업보다는 건물에 태양광 시설을 접목시키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국내에서 성장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적극적으로 발전소를 짓는다 하더라도 국내 정책 등 태양광 관련 사업에 대한 환경 조성이 현재까지는 미비해 수익을 내기 힘들다”며 “현재의 수익성 측면으로는 누구도 들어오고 싶어 하지 않는 사업이며 언제까지 적자를 볼지 모를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정부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고려하게 됐다”며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사업 규모는 현재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