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과도한 ‘머니이벤트’, 카풀 교통문화 퇴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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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도한 ‘머니이벤트’, 카풀 교통문화 퇴색 우려
  • 나기호 기자
  • 승인 2017.02.23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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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호 생활사회부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카풀앱 풀러스와 럭시풀의 출퇴근 서비스 경쟁이 연일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운전자와 동승자를 매칭시켜 저렴한 가격에 활기 돋는 출퇴근 길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출범한 카풀앱 서비스는 승차공유 시장을 창출하며 새로운 교통문화 서비스로 자리매김 중이다. 해외에서는 우버와 중국 디디추싱(滴滴出行)이 250조 규모의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도 풀러스와 럭시풀이 지난해 5, 8월 각각 출범하며 카풀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각종 이벤트로 운전자 및 동승자 매칭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당 카풀앱 서비스는 운수업계의 반발이 예상됐지만 우려와는 달리 순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카풀앱 서비스는 일반 택시비보다 30%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고 운전자와 동승자가 상호 평가와 검증을 함으로써 위험요소를 최소화 했다. 특히 가까운 거리나 택시가 꺼리는 지역의 이용자들과 퇴근 후 술자리가 잦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기자도 개인 차량을 이용해 출퇴근 한다. 지난달부터 이 서비스를 이용해 두 차례 카풀 드라이버를 직접 체험해봤다.

먼저 카풀 드라이버 등록을 위해 풀러스에 까다로운 등록 절차를 진행했다. 정확한 서류등록과 제휴 정비업체의 간단한 질문, 차량 점검 등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드라이버 교육 영상을 시청하면서 최종 확정을 받아야 했다.

거주지 인근인 경기도 분당과 수지를 직접 체험해 보니, 동승자들을 데려다 주기 위해 평소 혼자 다니던 길보다는 적게는 1km, 많게는 3~4km를 우회하게 되었다. 하지만 기름값 절감 효과와 동승자와의 편안한 대화는 운전하는 내내 카풀앱 서비스를 극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카풀 업체간의 과도한 머니 이벤트 광고 메시지가 잦아지며 카풀문화의 본질이 점차 퇴색되어 가는 느낌은 안타깝기만 하다.

최근 럭시는 ‘상여금 앙코르 이벤트’로 밤낮 드라이버에게 지급되는 상여금 이벤트를 진행한다. 출퇴근길에 운행비 30%를 추가로 지급하는 자체 앙코르 이벤트다.

같은 날 풀러스는 한 달간 진행되는 3000만원 선착순 이벤트로 추천인코드를 통해 가입자 확대에 나섰다. 추천인코드로 운행 시 3만원 100% 적립, 친구 100명(300만원), 1000명(3000만원) 등 선착순 1000명 무한지급 혜택이 내용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러한 마케팅을 이용해 일명 공짜 머니를 벌 수 있다는 방법도 게시돼 눈길을 끌었다.

풀러스 드라이버 정책에 따르면 지인 간에 의도적인 카풀 요청이 적발되면 드라이버에게 카풀비용은 정산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상여정 확인은 자체 판별 시스템을 통해 별도 확인과정을 걸쳐 페널티 혹인 자동탈퇴 처리 순으로 진행된다.

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광고하고 이를 위한 투자는 당연하다. 하지만 과도한 머니 이벤트로 이용자 모으기 위한 일회성 다단계식 마케팅은 시장 분위기를 흩트려 놓고 편법이 난무할 여지가 다분하다. 

진정한 카풀 교통문화 정착을 원한다면, 돈을 쫓는 이벤트보다 조금 더 다양한 교통문화에 적합한 이벤트와 정책을 구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풀앱이 건전한 교통문화로 잘 정착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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