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뒤잇는 항공기금융, 대체투자 대안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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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뒤잇는 항공기금융, 대체투자 대안 떠올라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7.02.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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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추세…국내 기관투자자 관심도 증가
英매체 주최-KTB투자證, 콘퍼런스 개최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KTB투자증권의 글로벌 항공기 금융 콘퍼런스에서 패널들이 세션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KTB투자증권 제공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항공기금융 시장의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저금리 장기화에 기관투자자 등의 투자 수요가 채권에서 대체투자로 옮겨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항공기금융은 최근 수년 새 기존 선박, 부동산 등의 실물자산을 제치고 대안으로 떠올랐다. 향후 국내 항공기금융 시장이 더 성장하려면 다양한 항공사로 투자범위를 넓혀 시장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KTB투자증권[030210]은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글로벌 항공기 금융 콘퍼런스인 ‘그로스 프론티어 코리아(Growth Frontiers Korea) 2017’을 개최했다.

강대연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오전 세션1에 패널로 참석해 “지난 2015년부터 1조원 넘는 포트폴리오 딜을 클로징(완료)했다”며 “한국 항공기금융 시장은 빠른 시간 내 급속히 성장해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내 항공사가 3~4곳으로 굉장히 한정적”이라고 지적하면서 “투자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항공사 다변화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금리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체투자로서의 항공기금융 시장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경용 경찰공제회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마다 다르겠으나 채권과 항공기금융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항공기금융을 선택할 것”이라며 “채권 수익률이 항공기금융보다 더 높아질 때까지 그럴 것이다. 현 시점에서 항공기금융을 대체할 만한 매력적인 투자자산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직 시장이 형성되는 초창기 단계이므로 관련 시장이 추가 확대될 여지도 있다.

이 관계자는 “국내 항공기금융 시장이 활발하게 이뤄진 게 5년이 채 되지 않았다”며 “국내 금융사가 글로벌 금융사들처럼 전세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성장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장환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초창기 시장이므로 항공사의 신용도 등이 중요하다”며 “향후 항공사가 다양해지면 기관투자자 저변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미국 해군 리스 시장과 항공기를 해체해 엔진 등 주요 부품만 판매하는 항공기부품 시장 등의 딜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강 관계자는 “대부분 대출 위주의 초기 시장에 머물러 있어 한국 시장의 경쟁력 측면에서 우려가 있다”며 “선순위·중순위 등 대출에 따른 금리의 적정성과 항공기 자산가격의 불투명성 등이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공기금융을 저가항공(LCC) 시장에 도입하는 부분은 시기상조로 봤다.

이장환 롯데손보 관계자는 “항공사 신용등급이 중요하고 실질적으로 금리 문제가 있으므로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경용 경찰공제회 관계자는 “신용도 리스크를 짊어지고 갈 만큼 수익률이 나올지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상민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유럽은 LCC 항공사 중에도 신용등급이 높은 곳들이 있으나 한국의 경우 지금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축사에서 “한국 항공기금융 시장의 참가자는 선도적이고 지원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관투자자도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전통적인 국내 투자가 침체된 상황에서 해외투자 다각화 등 활로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항공 트래픽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하므로 항공기금융 시장이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선박, 부동산 등 실질자산 대체투자에서 항공기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늘고 있다.

독일 저축은행그룹 소속의 비올라 숄젠 데카뱅크 관계자는 오전 세션2에 패널로 참석한 자리에서 “현재 25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특히 항공 분야에 많이 투자한다”며 “35년 전부터 항공관련 시장에 투자한 경험이 많으며 선박, 부동산 등 다른 실질자산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항공기 운용리스 회사인 ‘크리안자 에비에이션(Crianza Aviation)’ 백진흠 관계자는 “대안투자로서의 실질자산 중에 믿을 만한 자산으로 꼽히던 것이 부동산”이라며 “마찬가지로 불과 2~3년새 항공 투자가 증가하는 데는 그런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리스기간이 긴 만큼 투자 기간도 장기간 이어지므로 항공사 신용도가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영국의 항공기 금융전문 매체인 ‘에어라인 이코노믹스(Airline Economics)’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두바이와 홍콩에 이어 한국에서 진행됐다.

21~22일에 이틀간 열린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항공기 리스사와 항공사, 로펌, 회계법인, 증권사 등 70여개 기관에서 5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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