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최근 식음료업계가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해외에서 먼저 출시됐다가 여행객들에 의해 SNS 등으로 소개되면서 한정판으로 국내에 출시하게 되는 사례부터 이미 단종된 제품이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재출시 하게 되는 경우까지 사례와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이미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입 소문을 타며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출시되기 때문에 선보이는 동시에 품귀 현상이 일거나 SNS에서 폭발적인 인증샷이 올라오는 등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기업이 고객의 말에 귀 기울이며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소통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강화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감과 충성도를 높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코카콜라는 새해·밸런타인데이·졸업·입학 등 축하할 일이 많은 연초를 기념해 한정판 ‘코카콜라 리본 패키지’를 출시했다. 라벨의 한쪽을 뜯어 푼 후 그 안에 달린 끈을 잡아 당기면 라벨이 풍성하고 예쁜 리본으로 변하는 혁신적인 제품이다. 별도의 포장 필요 없이 제품 라벨이 리본이 되며 마치 선물처럼 변하기 때문에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에게 건네며 마음을 표현하기 좋다. 

이 제품은 미국·영국·일본 등 해외에서 먼저 출시돼 여행을 통해 실물을 접한 여행객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 코카콜라는 “국내에도 빨리 출시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청에 매년 새해 들어 선보이는 스페셜 패키지를 ‘코카콜라 리본 패키지’로 제작하며 소비자들의 기대에 응답했다.

오리온[001800]은 2003년 ‘포카칩 알싸한 김맛’을 시장 테스트 차원에서 선보인 바 있다. 테스트 기간 이후 온라인 상에서 제품 재출시를 요구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졌지만 오리온은 제조 기술력과 시장 트렌드를 감안해 수년간 출시를 미뤘다.

최근 2년간 마케팅·연구소 임직원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미국·호주 등 현지 시장 조사를 직접 진행한 후 김맛 스낵의 가능성을 확인한 끝에 제품 ‘포카칩 구운김맛’을 개발해 내놨다.

이 제품은 출시 6주 만에 누적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맥주 안주 과자로 인기를 모으며 ‘김맥(김과자+맥주)’ 트렌드를 만드는가 하면 네티즌 사이에서 김밥처럼 과자에 밥을 싸먹거나 잘게 부숴 비빔밥을 만드는 등의 제품을 활용한 이색 레시피가 주목 받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동서식품[026960]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오레오 오즈’를 생산하고 있다. 오레오 오즈는 미국 식품 회사 ‘크래프트 푸드’와 시리얼 회사 ‘포스트 푸드’가 손잡고 1998년 만든 제품이다. 하지만 두 회사가 2002년 분리하면서 2007년부터는 오레오 오즈의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소비자들은 제품 재출시를 원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크래프트푸드는 시리얼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오레오 쿠키만 생산했고, 포스트푸드는 오레오 쿠키의 레시피를 쓸 수 없었다.

이 ‘추억 속 시리얼’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이 만들고 있다. 동서식품이 크래프트푸드와 포스트푸드 양사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애초 모회사인 주식회사 동서가 미국 크래프트푸드와 합작해 세운 회사다.

동서식품은 2014년 단종했던 제품을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지난해 9월 다시 출시했다. 재출시 후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는 품귀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맥도날드는 한정 메뉴로 선보였던 ‘슈비버거’를 고객들의 꾸준한 재출시 요청에 힘입어 고정 메뉴로 출시했다. 슈비버거는 100% 순쇠고기 패티에 통새우 패티가 더해져 육지의 맛과 바다의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제품이다. 두 가지 맛의 패티와 매콤달콤한 어니언 소스가 어우러져 맛과 식감 등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으며 맥도날드 슈림프 버거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김아라 기자 arakim7@m-i.kr김아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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