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4차 산업혁명’ 바람이 건설업계에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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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차 산업혁명’ 바람이 건설업계에 불고 있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2.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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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정윤 기자] “집으로.” 피곤한 퇴근길. 자율주행차에 몸을 맡기고 이동 중 잠을 청해본다. “목적지에 도착 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미리 호출해둔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물론 입구에선 비밀번호나 열쇠가 필요 없다. 안면인식으로 통과. 며칠 째 극심한 초미세먼지로 거리에선 마스크가 필수지만, 자동 정화 기능 덕분에 집 안에서 만큼은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킬 수 있다……

곧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속 일상을 그려봤다. 묘사된 내용은 출시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현실화된 기술들이다.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건설업계에도 불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이 ‘스마트홈’ 아파트 단지들을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홈 기능은 ‘사물인터넷(IoT)’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엘리베이터 호출, 부재 시 방문자 확인·택배 관리, 안면인식 출입 시스템, 실내공기 정화 시스템 등이 모두 사물인터넷의 일환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은 건설현장에도 상당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마트 기술로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과 건강 체크가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또 고도로 정밀화된 센서나 드론 등을 통해 기술의 전문성을 높이기도 한다. 특히 위험하거나 지저분한 작업일수록 기계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놓쳐선 안 될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새로운 직업도 생겨나겠지만, 기존의 많은 일자리가 급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법적 보호대상 밖에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다. 이들 업무는 주로 단순 노동이기 때문에 인공지능(AI) 기계가 업무를 대체하기 매우 쉽다. 지난해 6월 기준 한 대형건설사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2700여명으로 집계됐다. 4500명가량에 이르는 정규직 근로자 수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4차 산업혁명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 중이이다. 그렇기에 빠른 시일 내에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근로자들을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있는 사람들부터 살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해야 할 것이다. 발달된 기술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한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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