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트럼프 리스크 대응책 마련에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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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트럼프 리스크 대응책 마련에 분주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7.02.0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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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선주의 강화에 대미 수출 파장…미중 외교마찰도 변수
삼성·현대차·SK·LG 등 미국 현지 투자 확대 등 대책 수립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취임 식전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의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공식 취임한 이후 미국 우선주의를 노골적으로 반영한 행정명령과 정책 등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행정명령 서명으로 공식화한데 이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재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일본·독일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이들 국가의 환율정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했고, 우리나라 역시 환율조작국 지정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 FTA 폐기 및 재협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우선주의의 확산은 국내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내수가 약한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은데, 미국과 중국 G2에 대한 의존도가 무려 39%에 달한다. 따라서 미국이 관세를 높이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강화 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 역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위생 및 검역(SPS), 기술장벽(TBT) 조치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전체 미국 보호무역 조치 건수 중 80% 이상이 중국과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한미FTA 폐기로 미국의 한국에 대한 관세 수준이 FTA 발효 이전으로 상승할 경우 2017~2020년 한국의 대미 수출 총손실액은 약 130억1000만 달러, 총고용감소분은 약 12만7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마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중국을 노골적으로 비난해 왔다.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양국 사이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미국 정부의 눈치를 보며 대미흑자 줄이기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 역시 트럼프 정부가 글로벌 기업의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를 노골화하는 상황에서 현지 투자를 늘리는 등 해법마련에 분주하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에 올해 상반기에만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가전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장을 어디에 지을지, 투자금액이 얼마나 될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계정에 “고마워요 삼성!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계획이 구체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도 미국에 향후 5년간 3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미국에 신규 공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한 9년만에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재가입을 신청,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정책 변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SK는 지난 1일 SK E&S를 통해 국내 최초로 미국산 셰일가스를 연료로 수입해 사용하는 파주천연가스발전소를 가동, 미국산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셰일가스는 에너지 수출에 앞장서겠다고 공언한 트럼프의 대표 수출 상품이기도 하다.

LG전자 역시 미국 내 공장 건설 여부를 올 상반기 안에 결정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현재 미국 테네시 주를 비롯해 생활가전·TV공장 건설 후보지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정국의 혼란으로 정부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도 미국내 직접 투자 계획 발표를 비롯한 각개전투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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