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백일 앞둔 대우건설 박창민 號, 주가 폭락에 ‘흔들’
상태바
취임 백일 앞둔 대우건설 박창민 號, 주가 폭락에 ‘흔들’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6.11.24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은, 낙하산 논란에도 내년 매각 앞두고 주가 부양 위해 박창민 수혈
트럼프 당선 호재에도 실적보고서 감사의견거절, 공매도 의혹까지 겹쳐 주가 20% 이상 폭락
지난 8월 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사옥에서 박창민 신임 대우건설 대표이사가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내년 대우건설 매각을 앞두고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주가 부양의 임무를 부여받고 신임 대우건설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창민 사장은 취임 100일을 일주일 앞둔 현재 3분기 대우건설 실적보고서 감사의견 거절 통보, 공매도 의혹 등 각종 악재에 대우건설 주가가 20% 이상 폭락하면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오는 30일 취임 백일을 일주일 남겨놓고 대우건설[047040] 박창민 호가 각종 악재를 맞아 흔들리고 있다.

본격적인 혼란은 지난 14일 대우건설의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이 대우건설의 올해 3분기 실적보고서에 대해 ‘대우건설 측이 제시한 미청구공사 금액에 대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의견 거절 통보를 내놓은데서 시작됐다.

대우건설이 내놓은 올해 3분기 공사수익이나 미청구 공사금액에 대한 재무재표 상 수치가 외부 감사를 맡고 있는 회계법인이 판단하기에 신뢰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대우건설이 발표하는 실적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린 것.

이에 대우건설의 주가는 폭락을 기록해 14일 저녁 의견거절 통보가 나온 이후 바로 다음 날인 15일에 대우건설 주가는 전날 대비 13.67% 하락한 58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어 의견거절 통보가 나온 이틀 후인 16일에는 5490원에 장 마감을 기록해 전날 대비 또 다시 5.51%가 떨어져 이틀 새 20%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이어 18일 대우건설 주가는 5250원까지 더 떨어져 의견거절 통보가 나오기 직전 주가인 14일의 6730원에 비해 20% 이상 주가가 날아가 버렸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트럼프와의 인연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다시 소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대우건설 주가는 23일 현재 5440원에 장을 마감해 전날 대비 1.09% 하락했으며 24일 오후에도 5330원으로 2.02% 더 하락한 상태다.

지난 14일 안진으로부터 3분기 실적보고서 의견거절 통보를 받은 이후 6730원에서 24일 5330원까지 열흘새 1400원이나 주가가 떨어지면서 20.8%나 주가가 증발해 버린 틈새를 메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안진 측의 의견거절 통보가 나온 14일 이전인 11일 대우건설 주가에 대규모 공매도가 벌어지면서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보고서 의견거절 통보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대우건설과 안진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 공유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안진과 대우건설 측은 모두 관련성 여부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안진 관계자는 “대우건설에 의견거절 최종 검토의견을 전달한 시점은 14일 오후 3시인데 공매도가 발생한 시점은 11일로 이 당시는 감사인의 최종 검토의견이 확정되기 이전이며 따라서 당사 쪽에서 미공개 정보가 유출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의 실적보고서에 대한 의견거절 통보가 14일 오후에 나왔는데 3일 전인 11일에 대우건설에서 미리 의견거절 통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갑작스러운 의견거절 통보도 당혹스러운 입장에서 사전에 미리 의견거절 통보에 대한 정보를 알고 공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신임 박창민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우선 박창민 사장은 대우건설 역사상 최초의 외부 인사 출신 대표이사다. 그 동안 대우건설은 사내에서 경력을 쌓은 대우건설 직원들이 수장을 맡았던 전통을 지켜왔다.

그러나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오랜 관행을 깨고 ‘현대맨’ 박창민 현대산업개발[012630] 전 사장을 신임 대우건설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이에 국내 주택 사업에 치중해 온 현대산업개발 출신의 박 사장의 선임에 대해 ‘낙하산’ 논란까지 일었다. 해외사업 경험이 적은 CEO와 해외사업을 활발히 벌이는 대우건설의 DNA가 맞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이 박 사장의 선임을 강행한 것은 무엇보다 내년으로 예정된 대우건설의 매각을 앞두고 주가를 상승키는데는 외부 인사의 수혈이 필요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금호아시아나로부터 대우건설을 3조2000억원에 매입했다. 5년여가 지난 현재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시가는 1조29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시가 상승의 임무를 맡은 박창민 호가 각종 악재에 흔들리면서 더욱 주가가 떨어지가 CEO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사업 전문가인 박창민 사장이 국내주택사업 호황을 통해 대우건설의 주가를 올리는 방법도 거론돼고 있으나 이마저도 11.3 부동산대책의 여파로 국내 부동산 시장의 찬바람을 맞아 앞길이 ‘첩첩산중’인 상황.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의견거절 통보나 공매도 의혹 등 대우건설 이슈에 대한 최종 책임은 결국 CEO가 질 수 밖에 없지 않겠냐”라면서 “국내주택사업의 불확실성이나 저유가로 인해 침체된 해외 건설 사업 현황을 볼 때 뾰죡한 묘수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