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수난시대…연이은 악재에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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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수난시대…연이은 악재에 ‘뒤숭숭’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6.11.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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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털었으나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 강타
박근혜 정부 압력설…이재현 회장 며느리 사망까지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CJ그룹이 거듭된 악재에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재현(사진) 회장이 광복절특사로 풀려나 오너리스크를 해소,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거는 듯 했으나 최근 정국을 강타 중인 ‘최순실 게이트’의 후폭풍이 연일 CJ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그룹은 청와대로부터 경영진의 인사 압력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해있다.

지난 2013년 말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한 녹음파일이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

녹음 파일에 따르면 조 수석은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며 이 부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강요하고 있고, 손 회장은 “VIP(대통령)의 뜻은 확실한 것이냐”고 수차례 확인한다.

이후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출국, 2년이 넘도록 해외에서 머물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손을 놓은 CJ그룹 문화사업 자리를 최순실씨의 최측근 차은택씨가 꿰찬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손 회장의 거취에도 압력이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 2013년 7월 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를 회장직을 임기를 2년이나 남겨둔 시점에서 돌연 사퇴했는데, 당시 조 수석이 손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VIP 뜻’을 강조하며 그룹 총수가 구속된 상황에서 CJ 인사가 상의 회장을 맡는 건 부적절하니 사퇴하라고 종용한 것.

이 같은 압력 이후에도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장에서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이 수모를 겪어나 견제를 당했다는 주장도 속속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2년 CJ그룹 계열사인 CJ E&M의 케이블채널 tvN이 ‘SNL 코리아’를 통해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던 점이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은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관람하고 눈물을 흘린 영화 ‘광해’를 배급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청와대의 인사압력 이후로 CJ가 ‘명량’, ‘국제시장’ 등 애국심을 고취할만한 내용의 영화를 주로 배급하거나, ‘SNL 코리아’에서 한동안 정치풍자가 사라졌던 점이 이 같은 의혹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기업들은 ‘정경유착’ 의혹으로 하나같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CJ 역시 당초에는 계열사인 CJ E&M이 추진해온 ‘K-컬쳐밸리’ 사업에 최순실씨의 최측근 차은택씨가 연루돼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왔다.

그러나 정권 실세의 탄압이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순식간의 피해자의 처지에 놓였다.

현재도 CJ 전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정부의 압박이 집요하고 무서웠다는 증언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CJ 측은 정부의 압력설과 관련한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현 회장의 며느리 이래나씨가 지난 4일 새벽(현지시간) 미국 자택에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씨는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와 2년여의 열애 끝애 지난 4월 결혼에 골인했다. 이 씨의 시신은 오는 17일쯤 가족과 함께 국내로 들어와 장례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CJ그룹 사장단은 이채욱 부회장을 중심으로 지난 7일 회의를 열고 최근 잇단 악재로 인한 분위기 수습 및 실적악화 등 경영 전반에 대한 논의를 했다.

특히 내년 이 회장의 경영복귀를 앞두고 실적과 경영계획 수립 등에 있어 좀 더 세밀하게 준비하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현재 치료와 건강회복을 위해 미국 출국을 앞두고 있는만큼 조속한 경영복귀는 무리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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