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승계작업 위한 지주사 전환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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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승계작업 위한 지주사 전환 잇달아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6.10.30 14: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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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 개인회사 지배구조 정점 위치시켜 경영권 강화
사진 왼쪽부터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식품업계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주사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몸집을 불린 오너일가 개인회사를 그룹의 지주회사로 세워 세간의 눈총을 사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보유 중인 사조산업 주식 25만주를 사조시스템즈에 지난 25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넘겼다. 같은 날 계열사인 사조해표도 사조산업 주식 5만주를 주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에게 팔았다. 앞서 주 회장은 지난해 8월에도 사조산업 지분 10%를 사조시스템즈에 매각한 바 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 지분 23.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주 상무도 사조시스템즈, 주 회장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사조시스템즈는 주 상무가 39.7%의 지분으로 최대주주며 주 회장이 13.7%로 2대 주주다. 나머지는 계열사와 자사주로 구성된 오너일가 개인 회사다. 본래 지난 2014년까지 주 회장의 차남인 주제홍씨가 53.3%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러시아 출장 도중 추락사를 당해 주제홍씨의 지분은 형과 사조산업에 상속됐다.

사조그룹은 특수관계인 간 주식 매매로 주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계열사로 연결되는 수직 계열화를 강화했다.

문제는 사조시스템즈가 계열사의 일감으로 급성장한 반면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사조산업은 몸집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회사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조산업은 2013년 종속법인이 16개에서 지난해 9개로 절반 가량 줄었다. 2014년 사조해표가 연결법인에서 제외된데 이어 지난해에는 사조대림과 사조남부햄이 빠졌다. 이 때문에 2013년 매출액 1조5669억원에서 작년에는 9051억원으로 42.2% 급감했다.

반면 부동산 임대업, 용역경비업, 전산업무 용역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사조시스템즈는 2013년 내부거래 수익이 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2%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87억원으로 내부거래 매출은 늘었지만 전체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비중은 55%로 감소했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이번 거래로 사조시스템즈가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너일가의 지분 승계를 위해 회사 측이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추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근 들어 기업설명회도 자주하고 있고 배당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최근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크라운제과도 승계 구도 정지 작업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지난 21일 주주총회를 열고 식품사업부문을 분할해 ‘크라운제과’를 신설하고 존속법인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상호를 ‘크라운해태홀딩스’로 한다고 밝혔다.

분할비율은 크라운해태홀딩스와 크라운제과가 0.66003 대 0.33997이다. 존속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가 해태제과식품 등 자회사 관리를 맡는 지주회사가 되고, 신설회사인 크라운제과가 기존 제과사업을 영위하는 사업회사가 된다.

크라운제과는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이 27.38%로 최대주주, 오너일가 개인회사인 두라푸드가 20.06% 등의 지분 구조다. 특수관계인 지분이 49.13%에 달한다. 두라푸드는 윤 회장 장남인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가 지분 59.6%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와 연관 짓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신설 크라운제과 주식을 최상위 지주사가 매입이나 교환을 통해 지분 확대 가능성이 존재해 경영권 승계 이슈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신설회사인 사업회사 주가는 지주회사 주가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 분할 후 사업회사인 크라운제과 주가가 상승하면 이를 토대로 오너일가가 보유한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사에 매각하거나 교환해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두라푸드는 지난달 말 보유 중인 해성농림 지분을 크라운제과에 전부 매각해 308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신설법인 크라운제과 주식을 매각해 지주사 지분을 확보할 경우 그룹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지주사 전환은 수직 계열화를 통한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 마련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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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1 2016-10-30 21:09:54
문제는 사조시스템즈가 계열사의 일감으로 급성장한 반면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사조산업은 몸집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이다 -> 이건 비윤리적 행위이다. 주씨 일가는 큰벌을 받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