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 받고 막내린 낙제생 20대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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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학점’ 받고 막내린 낙제생 20대 국감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6.10.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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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삐걱… ‘정상화’ 이후엔 ‘정쟁’으로 치달아
“내가 그렇게 좋아”, “새파랗게 젊은 것” 등 막말 여전
20대 국정감사 마지막인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지난 21일 열렸다.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통령 비서실, 대통령 경호실, 국가안보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20대 국회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여소야대 정국의 첫 국감인만큼 많은 기대 속에 열렸으나 오히려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시민단체 모니터단에게 ‘F학점’을 받은 것이다. 사상 최악이라는 평을 들었던 19대 마지막 국감도 ‘E학점’이었다.

이번 국감은 시작부터 검은 그림자가 엄습했다.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의 국회의장의 중립성 위반 시비 등으로 첫날부터 새누리당이 국감을 거부해 야당 단독으로 진행한 것이다. 말이 ‘반쪽 국감’이지 사실상 파행이나 다름없었다.

20대 국회를 시작하면서 여야가 모두 외친 ‘민생’은 모두 공허한 메아리로 남은 채로 정쟁만 남아버린 것이다.

사상 초유의 집권여당 대표가 단식투쟁까지 나왔다. 이에 새누리당의 국감 불참을 여소야대의 정국에 힘입어 단독 진행으로 맞서려 했던 야당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일주일 뒤에 새누리당이 국감에 복귀하면서 겨우 정상화되었다. 하지만 일주일 간 멈춰있던 국감시계는 다시 되돌리지 않았다. 앞서 이미 파행되었던 상임위 국감은 ‘벼락치기’ 하듯 졸속으로 진행된 것이다.

여기에 각 상임위의 주요 이슈들은 모두 미르·K재단 의혹에 휩쓸렸다. 야당은 이번 의혹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와의 연결고리를 밝히기 위해 총공세를 펼쳤다. 국감 현장은 야당의 거침없는 공세에 여당이 방어하는 전장으로 전락해버린 모습이었다.

수세에 몰린 여당이 ‘송민순 회고록’으로 반격에 나섰다. 야권 제1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저격한 것이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운영위원회 국감에서 “이 분(문재인)이 만약에 대통령이 된다면 NLL(북방한계선)포기한다”고 비판했다.

‘주고니 받거니’했던 ‘정쟁국감’은 ‘막말’ 퍼레이드도 빼놓지 않았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교문위 국감에서 자신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이 웃자 여성 의원인 유은혜 민주당 의원을 향해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 의원을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로 국회를 모독했다”며 윤리위에 제소했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에서 “최동규 특허청장의 아들이 LIG 넥스원에 특혜 채용됐다”고 폭로했다가 동명이인으로 밝혀져 “착오를 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막말’은 의원들뿐 아니라 국감에 참석한 ‘증인’들에게도 나왔다.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지난달 30일 의원들을 가리켜 “새파랗게 젊은것들에 이런 수모를…”이란 발언을 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지난 12일 기재위 국감에서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는 답변만 수십 차례 거듭해 거센 항의를 받았다.

김덕남 대한민국상이군경회장은 정무위 국감에서 “20번 넘게 진정을 낸 사람들이 이제 최후의 보루로 박 의원을 동원했다. 박 의원 보좌관을 매수해서 박 의원을 통해 김덕남이를 죽인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마지막에 한 몇 마디는 국회를 모독하는 말씀”이라며 “사실인가, 들은 말에 책임을 지셔야 한다. 정확한 증거가 있느냐”고 재차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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