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업문화 혁신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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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문화 혁신을 환영한다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6.10.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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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최근 재계에 기업문화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목표아래 낡은 관행을 벗겨내고 있는 것. 저녁이 있는 삶, 여가가 있는 삶, 가족의 행복이 있는 삶을 만들어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일례로 국내 1위 기업은 삼성은 스타트업 기업의 자세로 돌아가 소통을 확대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임직원들의 장시간 근무 문화를 개선하고 계획형 휴가 문화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습관적·눈치성 평일 잔업이나 주말 특근을 줄이고, 가족사랑 휴가나 자기계발 휴가 같은 다양한 휴가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화는 과·차·부장 직급 승진마다 1개월의 안식월 휴가를 주고, 팀장 정시퇴근제도와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젊은 한화를 위한 파격적인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

전경련이 최근 ‘500대 기업 일·가정양립 제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10곳 중 7곳은 정시퇴근 문화 조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시차출퇴근제, 단축근무제, 자동육아휴직제 등 다양한 조직문화 혁신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십수년간 기업들은 ‘글로벌화’라는 목적으로 실용성과 효율성을 극대화 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낡은 조직문화를 다듬고 고치는 일은 나중으로 미뤄진 게 사실이다.

정시보다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고, 연차와 휴일을 잊고 일에만 매진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면서, 이에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사회생활 부적응자로 낙인찍어왔다.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자평하면서 정작 OECD 가입 국가 중 가장 근무시간이 많고 임금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사실에는 입을 다물어 왔다.

말로만 ‘글로벌 기업’을 외치면서, 정작 글로벌 선진 기업들의 근무 형태를 도입하는 것은 외면해 왔던 것이다.

이제라도 관행을 벗어던지기로 결정을 내린 것은 참으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로 한 점은 분명 박수를 쳐줘야 한다.

기업문화 혁신은 이제 시작이다. 이 혁신이 들불처럼 번져나가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에 진정한 선진 기업의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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