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의료원 의사성과연봉제가 불필요한 입원·수술환자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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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료원 의사성과연봉제가 불필요한 입원·수술환자 늘려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6.09.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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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과잉진료로 환자 안전은 물론 의료비 부담 높아질 것”

[매일일보 김형규 기자] 최근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싸고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감염병 등의 재난적 상황에 대응하는 등 공공의료의 중심인 국립중앙의료원이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의사 성과연봉제가 공공병원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지표로 구성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립중앙의료원 의사 성과연봉제 평가는 크게 진료실적과 진료외 실적으로 나뉘어 평가되고, 각 평가지표별로 상대평가 방식으로 진행된다.

성과연봉제 지표를 살펴보면 진료실적(75점 배점)으로는 △개인손익 △외래환자수 △입원환자수 △협진건수 △수술건수 △수술시간 등이 있고, 진료외 실적(25점 배점)으로는 △전략평가 △원장평가 등이 있다.

이중 높은 배점을 차지하는 부분인 진료실적 지표는 결국 의사들이 불필요한 검사와 입원을 유도하는 항목으로 채워져 있다. 심지어 환자의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재료대의 비용도 절감하도록 하고 있으며, 수술시간도 짧을수록 점수를 높게 받는다.

특히 ‘외래환자수’ 지표의 경우 황당한 점수 책정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신환자와 초진, 재진환자 각각에 대해 진료수익 창출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유형별로 가산점을 부과하고, 여기에 종합검진과 일반검진 점수를 합산한다. 문제는 종합검진이 가점을 받는 다는 것이다. 종합검진 1회를 2회로 산정한다. 일반검진은 1회를 그대로 산정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종합검진 프로그램의 최고가격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무궁화 종합검진으로 290만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가장 싼 종합검진은 생애주기별 건강검진의 남성 어린이를 대상으로 23만원이다. 실속형 종합검진의 경우 남성이 40만원, 여성이 50만원이다.

‘입원환자수’ 지표도 문제다. 평가를 ‘입원지시 기준 입원환자수’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즉, 환자를 입원시키면 시킬수록 점수가 올라가는 것이다. 불필요한 입원환자를 양산할 수도 있다.

결국 국립중앙의료원의 의사 성과연봉제 평가지표는 철저하게 진료수익을 높이기 위한 기준으로 편성돼 있어 불필요한 입원과 수술을 처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상대평가 방식은 각종 수술과 처방, 종합검진 실적을 높였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성과급을 모두 받기위해서는 의사들이 과잉진료를 유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은 “국립중앙의료원의 의사성과급 평가지표를 보면, 불필요한 입원은 물론 수술까지 과잉진료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이러한 평가지표는 안전한 진료는 물론 환자에게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국립중앙의료원의 의사성과급은 결국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공공부문 성과연봉제의 암울한 미래”라며 “공공부문의 성과연봉제는 더 큰 국민의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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