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발자취 남기고 떠나는 식품업계 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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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발자취 남기고 떠나는 식품업계 거인들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6.09.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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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오뚜기·샘표 1세대 잇따라 작고
사진 좌측부터 임대홍 대상 명예회장,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 박승복 샘표 회장. 사진=각 사.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올해 들어 식품업계 1세대들이 잇따라 작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임대홍 대상 명예회장을 시작으로 이달에만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 박승복 샘표 회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들은 해방 이후 척박한 경제 상황에 굴하지 않고 국산 기술로 식품업계 산업화를 이끈 인물들이다.

지난 23일 박승복 샘표 회장은 향년 95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박 회장은 선친인 박규회 창업주의 뒤를 이어 1976년 샘표식품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오늘날 샘표그룹의 기틀을 탄탄하게 다졌다.

재무부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등을 지냈으며,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을 역임한 고인은 경영자로서는 식품업 본연의 가치인 ‘품질’에 최우선을 뒀다. ‘내 식구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만들지도 말라’는 이념으로 최고 품질의 간장을 만들겠다는 고인의 바람은 1987년 단일 품목 설비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간장 공장 설립으로 이어졌다.

박 회장은 경영자로 활동한 40여년 동안 현장에서 다양한 사회활동을 전개했다. 고인은 19년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으로 재임했으며 한국식품공업협회 회장을 10여년 간 역임하면서 국내 식품산업 발전에 투신했다.

또한 고인은 한국중견기업연합회를 설립하고,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23년간 맡았다.

카레와 케첩 대중화에 앞장선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은 지난 12일 향년 86세로 작고했다.

함 명예회장은 1969년 오뚜기식품공업의 전신인 풍림상사를 설립했다. 당해 함 명예회장은 국내 최초 즉석식품인 3분 카레를 출시하면서 업계에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1971년 토마토 케찹을 출시하고 이듬해에는 마요네즈를 국내 최초로 생산·판매했다.

함 명예회장은 식품보국(輔國)을 주된 경영철학으로 내세웠다. 회사 행사 때마다 직원들에게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시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조미료의 대명사 ‘미원’을 만든 임대홍 대상그룹 명예회장도 지난 4월 96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일본에서 조미료 성분인 글루타민산 제조 방법을 연구한 뒤 귀국해 1956년 동아화성공업을 세워 오늘날 미원을 개발했다. 미원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1962년 사명을 아예 미원으로 바꿔버리기도 했다.

이들 1세대 거목들의 빈자리는 이미 2~3세 오너일가들이 각자 자신만의 색깔로 경영 일선에서 뛰고 있다. 대상은 2세 임창욱 회장, 오뚜기는 2세 함영준 회장, 샘표는 3세 박진선 사장이 경영권을 선친들로부터 이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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