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KB자산운용이 헬스케어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하며 사실상 이 시장을 독점해 온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 들어 헬스케어 관련 주식·펀드는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고전하고 있지만 차세대 먹거리로서의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시각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3일 유가증권시장에 ‘KBSTAR 헬스케어ETF’와 ‘KBSTAR 헬스케어채권혼합ETF’ 등 헬스케어 관련 ETF 2종을 나란히 상장했다.
두 상품은 이 회사가 처음 내놓은 헬스케어 관련 ETF로, 상장 첫날 각각 1.45%, 0.49%의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KB자산운용의 가세로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헬스케어ETF는 총 6개로 늘어났다.
종전에 상장된 헬스케어ETF는 TIGER 헬스케어ETF, TIGER200 헬스케어ETF, TIGER 일본헬스케어ETF, TIGER 글로벌헬스케어ETF 등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들뿐이었다.
헬스케어 업종은 지난해 말부터 불황의 늪에 빠진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헬스케어 펀드 21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지난 22일 기준)은 -7.64%로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KB자산운용이 헬스케어ETF 시장에 뛰어든 것은 어떤 섹터보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고령화 등 인구 구조적 추세를 볼 때 헬스케어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최근 침체는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던 것에 대한 조정이라는 분석이다.
KB자산운용은 그동안 시장을 선점해 온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 방침이다.
수익은 다소 낮더라도 안정적인 대안 투자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한국거래소의 헬스케어지수를 편입해 운용하는 반면에 KB자산운용은 과감하게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지수를 지표로 삼았다.
또 편입 종목들에 각각 10%의 캡(상한선)을 씌워 한 종목을 과다 편입해서 빚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없앴다.
주식자산군과 채권자산군을 3대 7로 섞은 헬스케어 채권혼합형ETF를 업계 최초로 내놓은 것도 수익의 안정성에 비중을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ETF 순자산 기준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도 국내와 미국 바이오주를 편입한 ETF를 각각 운용하고 있지만 주로 바이오업종에 집중 투자하며 ‘헬스케어’라고 내건 ETF는 출시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