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人事? '정부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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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人事? '정부 마음대로'
  • 이재필 기자
  • 승인 2006.09.01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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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은 ‘정부의 낙하산 착지점?’

[매일일보닷컴= 이재필 기자]지난 31일 청와대는 9월 3일로 임기가 끝나는 신동규 수출입은행장의 후임으로 양천식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최종 확정됐음을 밝혔다. 이로써 금융감독기구 출신 인사들이 국내 3대 국책은행(산업·기업·수출입은행)의 기관장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이번 양 부위원장의 수출입은행장 확정에 앞서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금감원 부원장 출신이다. 그에 앞서 2004년 3월 기업은행장에 취임한 강권석 씨 역시 금감원 부원장 출신이다.

이에 일각에서 ‘국책은행이 정부의 낙하산 착지점이냐’는 비판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3대 국책은행장에 금융감독당국 출신 인사가 동시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국책은행장 인선이 있을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빚어지고 노조가 반발하는 것은 이제 ‘연례행사’가 되어 버릴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라고 전했다. 

정부의 낙하산 착륙 지점은 국책은행?

이번 양 부위원장의 수출입은행장 확정 역시 ‘낙하산 인사 반대’라는 노조의 반발에 강하게 부딪히며 취임이 쉽지 많은 않을 것임을 짐작케 했다.

지난 24일 양 부위원장이 청와대로부터 한국수출입은행장으로 내정됐을 당시 한국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은 “낙하산 인사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들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긴급성명을 통해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에서 수출입은행장에 양천식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잠정 내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창립이후 한 번도 은행출신 은행장을 가져보지 못한 직원들의 의사를 지속적으로 전달해왔고 최종결과를 기다려 왔다”라며 “하지만 이번 결과는 그동안 직원들의 열망이 얼마나 순진하고 어리석은 것인가를 일깨워줬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런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12개 국책금융기관 노동조합과 연대해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관치금융을 청산하는 성스러운 투쟁에 제 2의 전태일이 되어서라도 수출입은행에 단 한치도 낙하산 인사의 발자국이 찍히지 않도록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양 부위원장의 취임식이 4일 혹은 11일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만약 취임식이 이루어져 양 부위원장이 행장이 된다면 우리 노조는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막을 것인지 정해놓진 않았지만 회사로 들어오는 것 자체를 막을 생각이다”라며 “수출입은행의 모든 직원들이 양 부위원장의 행장 내정을 반대하고 있고 우리는 그 뜻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자신들의 입장을 전했다.

노조 측은 행장 직에 양 부위원장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펼쳤던 김진호 수출입은행 전무를 추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신임 행장 인사를 둘러싸고 노조가 강하게 반대 입장을 나타낸 가운데 사측인 한국수출입은행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다는 입장이다.

수출입銀, 마찰은 최대한 피해야

한국수출입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입장에서는 어느 누구의 편을 들 수 없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합직원들은 대부분 젊은이들로 이루어져 있고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직 위임장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고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모른다”라며 “시간을 두고 서로 생각을 좀 더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노동조합의 투쟁의지에 대해 “연대 투쟁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마 우리(수출입은행)쪽 사람들은 많이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직원들의 뜻을 대변한다고 밝힌 노조 측의 입장과 약간은 상반된 의견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치는 않지만 노조의 말대로 11일 정도로 예정이 잡혀 있다”라며 노조의 출근 저지운동에 대해 “그것(출근저지운동)에 대해서 우리가 대책을 따로 세워 두지 않았다. 구사대를 만들어 노조와 마찰을 빚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이어 “출근저지운동이 일어난다면 그 후 행장과 노조 간에 면담이 이루어질 것이다. 서로 간에 이해할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며 “전 행장의 취임 때도 이번과 같은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별 탈 없었다. 이번 역시 그와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 서로 대화를 통해 잘 풀어나갈 것이라 기대한다”라며 평화적으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었음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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