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고가 아파트 완판’ 먼 나라 이웃나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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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고가 아파트 완판’ 먼 나라 이웃나라 이야기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09.05 15: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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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회부 이정윤 기자

[매일일보 이정윤 기자] 신규 분양, 최고가, 완판. 부동산 기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키워드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주택공급이 쏟아지고 있다. 노른자위 땅에 자리한 아파트들은 최고가 몸값에도 ‘완판 행진’을 이어간다.

하지만 주변 사정은 사뭇 다르다. 내 집 마련은 그저 꿈이거니와 서울에 만족스러운 전셋집 하나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한탄만 들려온다.

최고가 아파트를 자꾸 사는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양극화 현상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내 또래 지인들은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집 살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겠다. 어떻게 결혼까진 하더라도 제대로 기를 자신이 없어 아이는 못 낳겠다.”

맘 편히 내 몸 하나 기댈 집구하기도 힘든 세상에서 결혼 기피, 출산율 저하 현상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요소인 의식주의 균형이 깨져버린 상황에서 책임져야할 2세를 낳고 가족을 더해가는 일은 위험한 결정임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정부는 임대주택, 새로운 부동산 규제, 아빠 육아휴직, 청년수당 등의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다 좋다. 하지만 핵심을 놓친 근시안적인 해결책인 것 같아 아쉽다.

채용절벽, 고용불안, 의식주를 위협하는 임금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병은 더욱 깊어질 뿐이다.

국민들의 바람은 안정적인 직장,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임금수준, 적절한 소득 재분배와 같은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지 허황된 욕심이 아니다. 가족을 꾸리고 내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세상, 그거면 된다.

부정부패를 일삼고 채운 그릇에 더 담아 올리기 바쁜 ‘가진 자’들은 이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어야 한다. 더 이상 미룰 시간적 여유도 없다.

얼마 전 아동빈곤율이 50%가 넘고 노숙자가 8만 명이 넘는 뉴욕의 현실을 부끄럽게 여긴 미국 뉴욕의 갑부들이 지금보다 세금을 더 올려달라며 청원서를 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조만간 이런 기사를 쓰길 상상해본다. ‘경제민주화 책임 느낀 한국 재벌, 세금 더 부과해달라며 청원서 제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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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자 2016-09-08 23:43:58
국회를 없애기 전에는 이런 이상적인 사회가 오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경제관념도 없는 무능력한 인간들이 정치를 하는 풍토부터 없애야 한다. 날파리처럼 정치권력에 흥분하는 국민들도 반성할 일이다. 이러니 매번 그들한테 개.돼지 소리를 듣는 것이다. 정말 개, 돼지가 되고 싶은가?

탄식 2016-09-05 17:56:33
쉼표, 마침표 하나에도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답니다.
하물며 모양 갖춘 단어는 어떨까요.

기자.
생각과 관심과 오만 잡상을 덜어 낸뒤
쓸 말 조차 거둬내면 비로소 한마디 탄식.
그걸 좀 글로 써 주십사 부탁 드립니다..건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