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與野 셈법으로 복잡한 사드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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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與野 셈법으로 복잡한 사드정국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6.07.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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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조아라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를 두고 정치권이 연일 시끄럽다. 정부가 지난 13일 주한 미군의 사드를 경부 성주에 배치하기로 한 것에 따라 여야가 각자 다른 셈법을 구상중이기 때문이다.

우선 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부가 추진한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배치지역이 경북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지역민심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다. 앞서 동남권 신공항 선정과정에서 “우리지역으로 유치”를 외쳤던 의원들이 이번엔 “우리지역은 안 된다”는 전형적인 님비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은 사드의 성주 배치 결정을 반발하며 선정기준과 절차의 투명한 공개와 국책사업 지원 등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있다. 커져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설치한 사드를 혐오시설로 간주, 이를 대한 보상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성주를 지역구로 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사드가 설치되면 피해가 예상되는데 상응하는 보상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국책사업 중 최대한의 지원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주민들의 반대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권이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면 야권에서는 안보노선에 혼선을 빚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까지 사드 배치를 두고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 지도부에서는 ‘전략적 모호함’을 들고있고,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반발의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이와 같은 당 지도부의 애매모호한 입장은 미국과의 관계, 수권세력으로서 국가를 경영하는 문제, 집권이후의 문제 등을 염두해둔 것으로 보인다.

즉, 내년 대선을 앞두고 사드 등 안보노선을 확장해 중도·보수로의 우클릭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선명한 이념정당, 소수정당이라면 우리가 하고싶은 얘기를 다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적극적 지지자 뿐만 아니라 반대자들, 중도에 있는 국민들도 함께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이슈주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는 사드 배치결정과 관련해 국민투표를 제안했지만 여야는 모두 “국가적 안보문제와 관련해 일일이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냐”며 일축했다. 앞서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곤혹을 치렀던 안 전 대표가 사드 국민투표론으로 분위기 반등에 나섰지만 결국 ‘안하느니만 못한’ 제안이 돼버렸다.

언론과 국민들이 이런 정치권의 모습에 ‘알맹이가 빠졌다’고 지적하니, 여야는 이제야 사드배치와 관련 긴급현안질문에 나섰다. 오는 19일부터 양일간 정부를 향한 긴급현안질문은 오직 국익과 안보를 위한 실질적인 논의의 장이 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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