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3당 비대위 체제에도 정국 안정성 흔들려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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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3당 비대위 체제에도 정국 안정성 흔들려선 안 돼
  • 매일일보
  • 승인 2016.06.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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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4·13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비리 의혹에 대해 책임을 지고 29일 동반 사퇴했다. 일부 최고위원들도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로써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3당 모두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현재 우리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대북 리스크와 브렉시트 현실화 등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 여기다 여야 3당의 리더십 공백 사태까지 벌어졌다. 3당이 체재를 재정비하기까지 당분간 정국의 안정성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갖고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천 대표도 “저희 두 사람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두 대표는 지난 2월 2일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149일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의 정점에 있는 박선숙 의원은 안 대표가 정치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함께 했다.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총선에서 사무총장을 맡았던 것도 안 대표와의 인연이 작용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그런 박 의원이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더해가면서 비리의 실체도 그 윤곽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안 대표의 퇴진은 예견돼 왔다. 안 대표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부패 관련자를 영구 퇴출하겠다는 자신의 발언도 부담이 됐을 것이다. 그만큼 이번 사건에는 엄청난 폭발력이 내재돼 있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의 실질적인 지배주주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현실적으로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한 말이 이를 웅변(雄辯)한다. 이런 안 대표가 사퇴한 만큼 국민의당도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8월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그 때까지는 비대위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여야 3당이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는 동안 주요 국정 현안이 제때 처리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당권 경쟁에 휩싸이다 보면 민생은 시야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년에 대선을 앞두고 있다. 그렇기에 정치권은 이런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노력 여하가 내년 대선 표심으로 반영될 것은 자명하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이야말로 정치권이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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