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① 하반기 아파트시장 키워드] 수도권-지방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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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특별기획 ① 하반기 아파트시장 키워드] 수도권-지방 양극화 심화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6.06.23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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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서울 뛰면 지방도 뛴다는 건 옛말
2016년 하반기 아파트 시장, ‘디커플링’ 심화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2016년 하반기 주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가계대출 문제와 미분양 리스크가 심각해지면서 정부도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 주택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전세난은 더욱 심해지고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의 분양가 상승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지방은 해운업계 구조조정 등 불황으로 주택시장이 하향세다. 이렇듯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진 상태다. 창간 10주년을 맞은 <매일일보>는 창간 특집으로 올해 주택시장의 하반기 흐름과 전망을 크게 3가지 키워드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하반기 아파트시장의 키워드 '수도권-지방' 양극화 심화

②임대수익률 낮음에도 오피스텔 인기 왜?

③노른자위 자리 재건축·재개발만이 살길이다

이달 초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서 개관한 ‘래미안 루체하임’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분양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올해 하반기 아파트 매매시장은 ‘양극화’. 이 하나의 키워드로 대변될 수 있다. ‘서울은 상승세, 지방은 하락세’로 대표되는 지역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최근 2년 동안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상승폭이 둔화됐다. 특히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경우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반기별 매매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 매매가, 서울은 '상승세' 지방은 '하락세' 

하지만 지역별로 온도차는 확실하게 감지된다. 수도권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에 공급된 GS건설의 ‘신반포자이(반포한양 재건축’)와 지난 4월 삼성물산이 분양한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 주공2단지 재건축)’는 고분양가로 공급돼 논란이 일었는데도 불구하고 분양에 성공했다.

그에 대한 여파로 이 단지들과 인접한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현대건설이 개포 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 에이치 아너힐즈’와 조합장 교체 이후 재건축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잠실주공 5단지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서울 인근의 수도권도 서울의 높은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서울 외곽 경기지역으로 이주하면서 파주와 양주, 시흥 등의 아파트값이 올랐다.

반면 용인과 안산 등 최근 가격이 급등한 지역 아파트값은 조정기를 거치며 하락했다. 같은 경기도에서 지역별로 파편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지방 5대 광역시는 국지적 매물 수급에 따라 등락이 갈리는 모양새다. 2014년부터 최근 2년간 급등한 지방 아파트 가격에 대한 피로감, 지난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분양됐던 아파트의 입주러시, 대출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며 대구, 대전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가장 높은 매매가격 상승률을 보였던 대구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만 1만 가구 이상이 입주한 달서구의 하락폭이 컸고 대구 아파트 시장의 중심인 수성구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락했다. 대전도 도안신도시 신규 아파트 입주, 세종시로 인구유출 등의 영향으로 서구, 유성구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부산은 해운대구, 수영구 등을 중심으로 신규분양시장의 호조세가 기존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치며 상승했고 울산도 전세매물 부족에 따른 매매전환수요가 이어지며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25일 대비 2016년 5월 27일 기준 각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최근 외국인 부동산 투자가 급격하게 오른 제주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가장 컸다. 반면 대구는 최근 몇년간 급등세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단위 %. 자료=부동산114 제공

◇ 양극화 현상, 전문가들도 온도차 

하반기에도 서울 강남 개포지구 등 재건축 사업지와 서울 전세난으로 인해 베드타운으로 밀려난 경기 일부 지역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방 아파트 시장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지방 아파트 시장의 경우 지난 2년부터 이어져 온 매매가 급등세와 공급 과잉 현상으로 인해 어느 정도의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수도권-지방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가 주택 시장의 정상화가 진행되는데 있어 보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지방 주택 시장의 하락세에 대해 “지방, 특히 부산과 대구 지역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아파트 매매가가 두 배 가까이 올랐다가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잠시 보합세로 돌아선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최근 몇 년간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선 수도권과 이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는 지방이 대비되면서 지방의 주택시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일 뿐 전혀 우려스러운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 중심 시각의 일부 언론과 지역 여론이 지방 주택 시장 하락세를 필요 이상으로 과대 해석하고 있다”며 “현 상황은 수도권이 뜨고 지방이 일방적으로 죽는 상황이 아닌 수도권과 지방 주택 시장이 크로스체크를 맞아 변화하는 모양새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출 심사 강화 적용을 받지 않고 집단대출이 적용되는 신규 분양 아파트는 대출규제의 그늘에서 벗어나 유동성 확보에 여유를 보이며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 연구원은 “일단 올해 하반기에 추가적으로 부동산 대책 시행이 예상되지만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서 서민주거 안정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대책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합수 위원은 “하반기 주택 시장은 직장 위치에 따라 2기 신도시 지역에 거주지를 찾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며 “서울 노원·중랑 등 북동부 지역 근무자는 남양주 별내 신도시로, 잠실 등 동부 지역은 위례 신도시, 서부지역은 김포한강신도시 등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 2기 신도시를 생각하고 있는 실수요자들은 지하철 역세권과의 거리 등을 면밀하 살펴야 한다”며 “같은 2기 신도시라도 교통 여건이 크게 차이가 나는 편이다”고 조언했다.

이어 박 위원은 “서울 강남 등 재건축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은 정부의 모니터링 여부에 따라 흐름이 좌우될 것이다”며 “강남 시장을 규제하면 부동산 시장 전체가 침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정부로서도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를 바라지 않기에 지난 17일 강호인 국토부 장관의 강남 재건축 지구 과열 현상 모니터링 발언이 정부의 대대적인 강남 규제 정책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라면서도 “다만 불법 전매·분양권 거래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문제에 대해선 확실하게 단속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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