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세계기록유산 '직지심체요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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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세계기록유산 '직지심체요절'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6.06.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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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인쇄, 구텐베르크보다 78년 앞선 세계 최고(最古)본

 

     직지심체요절 원판 사진=문화재청 제공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이하 직지심체)은 편찬자 백운화상이 75세였던 고려 공민왕 21년, 1372년에 선종 승려들의 참선 수행에 도움될 내용을 여러 불교서적에서 골라내 엮은 책으로 백운의 제자 석찬과 달담이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 7월에 금속활자로 인쇄한 책이다.

직지심체는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선문염송집(禪門拈頌集)등 당시에 전해져 내려오던 불교관련 서적 가운데  선종승려들이 수행하며 깨닫는데 필요한 것만 추려서 펴냈다.

      직지심체요절 사진=문화재청 제공

불조직지심체요절의 직지심체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 이라는 수신오도(修身悟道)의 명귀에서 채록한 것으로 참선하여 사람의 마음을 직시(直視)하면 그 심성이 곧 부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책은  우리나라 승려들이 요즘의 대학과정에 해당하는 대교과(大敎科)를 마치고 수의과(隨意科)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학습서다.

편찬자(編撰者)인 백운화상(白雲和尙)은 고려 충렬왕 24년, 1289년에 전라도 고부(古阜)에서 출생해 공민왕 23년, 1374년에 경기도 여주(驪州)의 취암사(鷲巖寺)에서 77세를 일기로 입적(入寂)했다

직지심체가 해외로 유출된 경위는 조선시대 고종 때 주한 불란서(프랑스)대리공사로 서울에서 근무했던 꼴랭 드 쁠랑시(Collin de Plancy)가 수집해간 장서에 포함됐던 것이 그후 골동품수집가 앙리베베르(Henry Vever)에게 팔렸다가 그가 1950년에 사망후 유언에 따라 프랑스국립도서관으로 이관돼 오늘에 이른다.

이 책은 상·하 2권으로  현재 하권만이 유일하게 프랑스에 소장돼 있다. 하권은 39장으로 이뤄져 있다.  첫째장은 없고 2장부터 39장까지 총 38장만 남아 있다.

흥덕사(興德寺)의 창건년대와 규모는 알 수 없으나  '불조직지심체요절' 하권 발간기록에 고려 우왕 3년, 1377년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책을 인쇄 했음을 명기(宣光七年丁巳七月 日 淸州牧外興德寺鑄字印施)하고 있어 확실한 제작 년대의 증거로 인정 받게 됐다.

직지심체는 독일의 구텐베르그보다 70여년 앞선 것으로 1972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도서의 해"에 출품,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으로 공인됐다.

지난 1985년 청주 운천지구택지개발공사 현장에서 출토된  청동북과 청동불발(靑銅佛鉢)에 "西原府 興德寺(서원부 흥덕사: 서원은 신라때 청주의 이름)"라는 글자(名文)가 음각돼 있는 유물을 발견해 이곳이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간행한 흥덕사임을 입증하게 됐다.

이 책은 금속활자를 이용하여 인쇄됐다. 당시 사용하던 목판에 비해 인쇄를 보다 편리하고 경제적이며 교정을 쉽게 해줬고  활자 인쇄술에 적합한 먹, 즉 기름먹을 발명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실용적인 활판 인쇄술은 동양 인쇄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유럽등지로 널리 퍼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9월 '승정원일기'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직지심체를 발견한 박병선 박사(2011년 작고)는 1923년 한국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 한 뒤  유학을 떠나 프랑스에서 역사학, 종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67년 부터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일해오던 중  '동양문헌' 자료실에서 위의 직지심체를 찾아내고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발견을 세상에 알렸다.

박병선씨는 대한민국 문화재 반환과 발굴에 대한 공로를  인정 받아  국민훈장 동백장과 모란장을 받았다. 프랑스에서 숨진 박씨의 유해는 현지에서 화장한 뒤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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