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에 매각 무산…격랑의 조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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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에 매각 무산…격랑의 조선업계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6.05.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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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수주난…조선업계 몸집 줄이기 가속화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조선업계가 대대적 구조조정, 매각 난항, 법정관리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크고 작은 조선사들이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7일 STX조선해양은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에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진해조선소 등 현장을 방문해 현황 등을 점검하고 STX조선해양의 회생 가능성을 따져 법정관리에 들어갈지, 청산 절차를 밟을지 결정할 전망이다.

STX조선해양은 개별 자산 매각에 따른 청산가치를 8699억원으로 추산한 반면, 계속 기업 가치는 1조1548억원으로 파악했다.

STX조선해양은 2008년 연간 수주 세계 3위를 기록할 만큼 경쟁력 있는 조선소였지만, 세계 금융위기와 글로벌 조선시장 침체로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무리한 저가 수주로 재무 상태가 악화됐다. 결국 STX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4월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돌입했다.

이후 3년 간 STX조선해양은 채권단으로부터 4조원 이상의 지원을 받았지만,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말에도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4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으나 결국 경영정상화에 실패해 법정관리로 치닫게 된 것.

SPP조선도 삼라마이더스(SM)그룹에 매각될 것 같았지만, 막판에 가격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종 매각 협상이 불발됐다.

SM그룹 측은 “채권단이 추가 가격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아 인수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SPP조선은 파생상품 손실 8000억원, 신규 계열사 투자 실패 4000억원 등으로 2010년 5월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SPP조선은 재매각 절차를 밟을 방침이지만, 계속 길어질 경우 법정관리로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조선업계가 이같이 갈수록 첩첩산중인 데에는 심각한 수주절벽이 원인으로 꼽힌다.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 것도 수주난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정부가 조선·해운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을 독려하면서 STX조선해양에 대한 재실사를 진행했으며, 수주가 없고 글로벌 조선시장을 고려했을 때 구조조정만으로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

대형조선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도 수주 부진으로 몸집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조선 빅3 중 그나마 수주 실적이 좋은 현대중공업마저도 조선 계열사의 과장급 이상 사무직 직원들을 비롯해 생산직 직원들의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휴일근무와 연장근무도 폐지해 임금도 줄였다.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코람코자산신탁을 1800억원 규모 서울 본사 사옥 매각을 위한 최종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대우조선은 당산동 빌딩 매각도 8월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올해 한 건의 수주도 못한 삼성중공업도 채권단에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 방안 등이 담긴 자구 계획을 제출하며 경영정상화를 향한 채찍질을 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조선사들의 자산·인력 감축 행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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