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승의 날’ 앞두고 교권침해에 대한 自省의 시간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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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승의 날’ 앞두고 교권침해에 대한 自省의 시간을 갖자
  • 매일일보
  • 승인 2016.05.1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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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서울교육청이 11일 교사에 대한 폭행이나 수업방해 등 교권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상근변호사가 포함된 긴급지원팀을 구성해 법률 지원을 제공하고 형사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의 ‘교원 사기진작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교육청이 이 같은 대책을 발표한 것은 교권침해가 도를 넘어 더 이상 용인(容認)하기 어려운 단계에 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리 사회의 교권침해 심각성은 지난 10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이 발표한 ‘2015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결과’에 잘 나타나 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작년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사례 건수는 1년 전(439건)보다 11.2% 늘어난 488건이었다. 2009년 이후 6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교권침해에 대한 강력하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배경이다.

학생들에 의한 교사 폭력도 간단(間斷)없이 일어나고 있지만 교권침해의 절반 가까이는 학부모에 의한 것이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주요한 원인이다. 창의력보다는 서열이나 순위로 모든 것을 재단(裁斷)하다 보니 자그마한 거슬림에도 과도한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저출산으로 자녀가 하나인 가정이 많다보니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가 교권침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경우가 많아 교사들에게 많은 정신적 고통을 안겨준다고 교육계는 밝히고 있다. 학부모들은 수업 중에 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할 경우 그것이 자신의 자녀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자신을 가르치는 스승을 얕잡아 보는 마음이 부지부식(不知不識) 간에 생겨나지 않겠는가. 결국 그 여파는 고스란히 자신의 자녀에게 되돌아가기 마련이다.

일각에서는 교권침해에 따른 교권 붕괴는 학생 인권을 강조한 현상과 맞물려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지난날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사랑의 매’라는 미명(美名) 아래 학생들에 대한 과다한 체벌이 횡행했다. 학생 인권의 강조는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됐다. 이를 생략한 채 교권침해의 원인을 학생 인권 강화에 따른 것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교권침해는 스승이 제자를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주고, 학생들이 스승을 마음으로부터 존경하게 될 때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수많은 학생들을 마주해야 하는 교사의 입장에서 모든 학생들을 한마음으로 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법적인 대응만으로 교권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게 우리의 교육 현실이기도 하다.

오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과도한 교권침해로 몸살을 앓게 된 원인에 대해 자성(自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다. 교권침해는 교육현장을 황폐화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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