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임단협 시즌, 화합과 협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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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임단협 시즌, 화합과 협력을 기대한다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6.05.12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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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어느덧 임단협 시즌이다. 각 기업들은 노사간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근로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장기간의 협상에 들어간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장기화된 경기불황’이라는 말이 마치 관행적인 표현이 된 것으로 느껴질 만큼, 전세계에 불어닥친 경제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주춧돌 역할을 하던 조선, 해운 산업군은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견디다 못해 마른 수건을 억지로 쥐어짜야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 임단협은 수많은 우려를 낳는다.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처우개선은 커녕 구조조정으로 인한 파리목숨 신세를 면하기 위해 사측에 고용안정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최근 회사에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임금동결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인력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이 현실화 된 시점에서, 어떻게 해서든 일자리 만큼은 지켜보자는 절박한 심정이 묻어나는 제안이다.

하지만 사측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라고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 앞으로 있을 임단협에서 극심한 진통이 우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기업에서는 근로자들이 사측의 사내유보금을 빌미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사측은 사내유보금이 지금 당장 유통할 수 있는 현금의 개념이 아닌 부동산이나 시설투자를 포함한 개념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임단협 시작도 전부터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모습을 지켜보면 향후 있을 협상 자리가 회사와 근로자간의 대립과 갈등, 분열로 가득찰까 염려된다.

하지만 노사가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동일할 것이다. 회사가 현재의 경제 위기를 극복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자는 것.

이를 위해서는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 각자의 주장만을 고집해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며 위기극복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노사는 분리된 것이 아닌 하나의 개념이다. 회사가 없으면 근로자가 있을 수 없고, 근로자가 없으면 회사가 존재할 수 없다. 유래없는 경제위기를 넘기 위해서는 서로를 보듬고 손을 잡아야한다.

매년 임단협 시즌이면 뉴스를 도배하는 파업과 고소, 고발, 사업장 폐쇄 맞대응 등의 소식대신, 올해만큼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승적 차원의 협력과 합의를 이끌어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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