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박홍섭 마포구청장, 계층의 사다리를 바로 세우는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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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박홍섭 마포구청장, 계층의 사다리를 바로 세우는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
  • 박홍섭 마포구청장
  • 승인 2016.04.2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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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섭 마포구청장.

[매일일보]부와 가난의 대물림이 고착되는 현상을 비꼰 ‘흙 심은데 흙 난다’는 말이 있다. 부모가 가난하면 자식도 가난하단 뜻이다. 자식의 교육과 스펙의 수준도 부모의 경제력에 달려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제력 있는 부모가 돌보는 자녀는 ‘공부머리’도 바뀐다고 한다. 영유아기 때 인지능력이 나빴던 고소득 집안의 아동은 부모의 뒷받침으로 인지능력이 발달해 본격적으로 학업에 임하는 초등학생 무렵이 되면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이다.

사회계층 이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이 대물림의 통로가 아닌 계층의 사다리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적이나 스펙보다 숨은 재능을 가진 인재들에 주목해야 하며, 부모세대를 위해 공교육을 강화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명예 이사장으로 있는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이사장 권오범)은 마포의 청소년 누구나 부모의 경제력에 상관없이 배움의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공평한 출발을 돕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마포구가 운영하던 80억 원의 마포 장학기금을 모태로 2014년 1월 출범했으며, 사회 각계각층의 동참을 불러 모으면서 기본재산 105억 원 규모로 장학기금을 불렸다. 기업체, 단체, 개인 등 크고 작은 정성 덕분에 지난해까지 438명, 6억33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올해부터는 끼와 재능이 있는 아동들을 발굴하기 위해 그동안 중‧고등‧대학생에게 지급하던 장학금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하는 한편, 재능이 있는 아동을 조기 발견해 육성하는 재능장학생도 선발한다.

재단의 목표는 2021년까지 300억 원의 장학기금을 확충하는 것이다. 마포의 지역주민과 기업들이 나눔 활동에 기꺼이 참여하는 기부문화가 절실하다.

100년의 기부문화를 가진 미국 부호들의 통 큰 기부가 부러운 이유다. 딸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 주식 99%를 기부한 저커버그를 비롯해 게이츠, 버핏 등은 역경을 딛고 부를 쌓은 자수성가형 거부들이다. 자신의 부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라며, 적극적으로 기부에 나선다.

우리나라 기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부문화가 정착되지 않은데다 제도적인 미비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재단은 장학기금 모금의 성패가 마포구민의 참여에 달려 있는 만큼, 기금의 투명한 운용, 후원 방법의 편의성 제고 등을 통해 주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기부가 가진 또 하나의 미덕은 선순환한다는 것이다. 남으로부터 은혜를 입은 사람은 보은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제 버킷리스트에 '남을 위해 장학금을 기부하자.' 라는 항목을 추가하게 됐습니다.” 라고 썼던 마포 장학생의 감사편지가 기억에 남는다. 수혜 청소년들은 장학금을 받게 됐다는 것에 성취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받은 만큼 돌려 주겠다는 대견한 생각을 할 만큼 바른 사람으로 성장 중이다.

바위 틈새에서 끊임없이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이 실개천을 따라 큰 강으로 모여 마침내 크나큰 바다를 이루듯이, 작은 정성이 모여 청소년의 꿈과 희망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마포구민이 모두 함께 노력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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