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차시장의 하락 ‘일시적 현상’일까
상태바
[기자수첩] 경차시장의 하락 ‘일시적 현상’일까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6.04.20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업부 김백선 기자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경차, 일시적인 하락일까···침체기에 접어든 걸까?”

최근 경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기름값이 싸지면서 매력이 떨어진데다, 세금 할인 혜택에도 해당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경차는 내수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소형차와 중형차의 인기를 위협할 정도였다. 연료비나 각종 혜택 측면에서 경제성으로 무장한 경차는 동력성능 등 그나마 부족해 보였던 부분(?)도 해소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왔다.

실제 2009년 국산 승용차 총 판매량에서 11.6%에 해당했던 경차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더니 2012년에 17.3%까지 뛰었다. 이때 연간 판매량도 20만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상황은 뒤바꼈다. 저유가 등 경차 입장에서 보면 달갑지 않은 요인들로 지난해 경차 판매량(17만3418대)이 2014년 판매량(18만6702대)보다 1만대 이상 감소한 것.

같은 기간 자동차 내수 판매가 사상 최대인 180만대를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경차의 추락은 심각한 수준이다.

판매량에 민감한 완성차 업체들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기아차는 차값 22%에 달하는 에어콘을 앞세웠고, 한국지엠은 차량가격 100만원을 할인하며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물론, 이 같은 전략은 업체 간 판매량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차 전체의 판매량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좀 더 시야를 넓혀 보면, 국내 소비자들의 ‘큰 차’ 선호와 싼 기름값이 맞물리면서 중·대형 시장에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인기가 많은 차급에 기름을 끼얹은 상황이 됐으니 라인업 확대와 신차 출시도 활발하다. 소비자의 관심도 자연스레 경차에서 멀어졌다.

여기에 친환경차에도 보조금 등 정부의 혜택이 일부 적용되면서 경차의 선명했던 강점이 흐려져 버린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그렇다고 기회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개별소비세는 오는 6월 종료되고, 싼 기름값은 국제 정세에 따라 얼마든지 내릴 수도, 오를 수도 있기 때문에 다시 경차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또한 올해와 내년으로 예정된 풀체인지 모델 출시로 판매량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

현재만 놓고 보면 경차시장의 흐름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단기간 해소될 수 있는 악재들과 그렇지 않은 사안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단 하나 분명한 것은 있다. ‘경차는 경차다워야 한다’는 거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의 발’ 역할을 했던 경차가 최근에는 15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준중형차에나 달릴 법한 사양을 집어넣고, 동력 성능을 높인 엔진을 장착한 고급 경차다.

경차의 핵심은 경제성이다. 단 3개의 경차 모델만으로 국내 점유율 15~16%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는 정부의 규격 제한과 세금 등을 통한 수입 경차 방어 정책 덕분이라는 것을 업체들은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