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기차가 성공하기 위한 몇 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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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기차가 성공하기 위한 몇 가지 조건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6.03.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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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백선 기자.

[매일일보]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로 대한민국 제주도에서는 축제가 한창이다.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을 앞세워 ‘2030 탄소제로(0)’를 목표로 세우고 ‘글로벌 전기차 테스트베드(시험무대)’를 자처해왔다.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닛산,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배터리, 충전기 업체를 비롯해 유관기관까지 145개 기업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전기차의 높아진 관심을 입증이라도 하듯 개막 첫날 관람객 4000명도 제주를 찾았다.

이렇게 놓고 보니, 멀게만 보였던 전기차 시대가 어느덧 성큼 앞으로 다가온 느낌이다.

물론 업계와 시장에선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체적으로는 전기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올해 들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먼저 배터리 성능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실제 국내 판매중인 전기차는 1회 배터리 충전으로 최대 150㎞ 안팎을 주행할 수 있다. 이는 서울에서 대전까지를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하기도 힘든 거리다.

정부는 전국에 337개 급속충전시설을 만들었고 올해도 그 수를 늘릴 예정이지만 현재의 충전 인프라는 마음 놓고 교외로 가기 꺼려지는 수준이다.

업계에도 전기차 확산을 위해서는 충전시간을 줄이고, 1회 주행거리를 얼마나 늘리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전기차 차량별 최고속도는 130∼165㎞/h 수준으로,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 최고속도가 200㎞/h 초중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시판중인 전기차의 배터리 보증기간(5∼10년, 10만∼20만㎞) 이후 배터리 교환비용을 생각하면 전기차를 운영해서 절약하는 비용이 정확히 상쇄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도 있다.

이런 많은 제약 속에서도 전기차가 갖는 강점은 분명하다. 바로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친환경차라는 점이다. 제주도처럼 환경을 보존할 가치가 큰 지역의 경우에는 전기차 구매를 법적으로 강제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이점이 없는 국내 지역에서도 전기차가 자리를 잡을 수 있느냐다.

현재 완성차업체들 사이에서는 한 번 충전에 500㎞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 등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이 같은 기술과 노력이 헛되지 않는다면 전기차가 국내 도로를 누빌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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