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것들이 그렇게 좋더냐~?! '원조교제의 새로운 온상 노래방'
상태바
어린 것들이 그렇게 좋더냐~?! '원조교제의 새로운 온상 노래방'
  • 이재필 기자
  • 승인 2006.06.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금만능주의에 젖어 버린 청소년 도우미들
[매일일보=이재필 기자]노래방에서 퇴폐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노래방 도우미들은 손님들에게 유사성행위를 제공하는가 하면 2차를 부추겨 성매매까지도 알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일부 노래방이 기존 노래방의 단란한 분위기를 깨고 불법성매매업소로 전락하는 지금. 노래방 업주들은 자신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노래방으로 경쟁력을 잃어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이들이 행하는 모습은 그 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바로 노래방 도우미로 중, 고등학생을 기용하는 업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노래방에서 불법 성매매로도 모자라 청소년 매춘까지 알선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충격적으로 변해가는 노래방 문화. 우리네 아이들이 지금 이익에 눈이 먼 어른들로 인해 멋모르고 노래방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미성년 도우미 있어요?

서울 신림의 한 노래방. 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각 제보자 박 모씨는 회사 직원들과 이곳을 찾았다.

박 씨는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여느 노래방과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각 방마다 배치된 쇼파와 노래방 기계. 그리고 노래 부르는 사람들. 이 곳 역시 다른 노래방들과 똑같이 도우미를 제공하고 있었고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는 것.

그러나 박 씨 일행은 “방을 잡고 도우미를 요청하고 나서 무언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박 씨가 업주에게 노래방 도우미를 요청하자 업주가 “나이는 어떻게 해드릴까요?”라고 물어봤다는 것이다. 이에 호기심이 생긴 박 씨는 “영계도 있어요?”라고 물었고 업주는 “아 그럼요 중학생도 가능합니다”라고 답했다는 것.

박 씨는 ‘노래방에서 이제는 미성년자까지 도우미로 고용해서 돈을 버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듣고 취재진은 노래방을 한번 찾아가 봤다. 여느 손님들과 다름없이 손님으로 가장해 잠입한 취재진은 술과 도우미를 요청했다.

업주는 도우미의 나이를 물어봤고 취재진은 중, 고등학생 미성년자들로 부탁했다. 이어 시간이 조금 지나고 도우미들이 들어왔다.

겉보기에도 앳된 소녀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이곳에서 행하는 모습은 순진한 소녀들이 아니었다. 손님들과 술을 즐기고 민망할 정도로 야한 춤을 즐기는 성인 도우미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청소년 도우미의 사태의 심각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도우미들이 대딸과 같은 유사성행위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고 밝힌 것. 이에 취재진은 신분을 밝히고 이들과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취재진임을 알아차린 소녀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나 계속되는 설득에 결국 인터뷰에 응했다.

이들이 밝힌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노래방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이 모양. 이 양은 노래방 도우미가 용돈 벌기에 안성맞춤의 아르바이트라고 전했다.

이 양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옷도 사고하려면 돈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집에서 주는 용돈으로는 부족해요”라며 “노래방 도우미는 지금 우리 나이 또래가 할 수 있는 가장 고수익의 알바예요”라고 말했다.

이들이 이렇게 도우미 활동을 1시간가량 하고 받는 금액은 2만원. 어린 나이에는 절대 적지 않은 액수다. 이처럼 이들이 돈을 위해 뛰어든 도우미 아르바이트.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이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이렇게 쉽게 아무 곳에서나 도우미를 할 수 있는 것인가. 분명 누군가 알선업자가 있음을 짐작케 했다.

이 양은 “도우미들 공급은 보도방에서 맡아서 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요즘 학생들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보도방에서도 미성년 도우미를 구하려고 혈안이 되어있죠”라며 “주로 가출 청소년들이나 학교에서 노는 애들을 위주로 고용하려 하고 있죠”라고 말했다.

이어 “보도방 업자들은 주로 애들에게 많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유혹해요. 거기에 혹해서 애들이 넘어가는 거죠”라며 “그런데 우리 나이 또래에 할 수 있는 알바에 비해 일도 쉽고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건 맞아요. 그래서 일부 체질인 애들(?)은 선호하기도 해요”라고 청소년을 매개로 돈벌이에 이용하는 보도방과 이에 이해타산이 맞아 이를 선호하는 청소년 도우미들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럼 청소년 도우미를 제공 받는 노래방 업소는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 업소의 주인 박 모씨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씨는 “요즘은 손님들이 어린 여고생 도우미들을 많이 찾아요. 미성년 도우미가 없으면 손님들이 왔다가 다시 가는 경우도 있죠. 이를 잡기 위해선 어쩔 수 없어요”라며 “요즘 너도 나도 앞 다퉈 경쟁이 치열한데 우리만 처질 순 없지 않겠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IMF 이후 가정경제가 어려워지면서 30~40대 주부들이 도우미로 많이 나서는 경우가 있었지만 요즘은 아이들이 자신들 용돈을 벌기위해 도우미로 나서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박 씨는 “용돈을 벌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도우미를 선호하는 요즘. 보도방을 거치지 않고 직접 찾아와 노래방 도우미를 시켜달라고 자청하는 고등학생들도 있어요”라며 청소년의 빗나간 경제의식이 한몫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2차도 가능? 원조교제 온상

또한 청소년 도우미들은 보다 많은 돈을 손쉽게 벌기 위해 유사성행위는 물론 2차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노래방이 원조교제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취재진이 만난 청소년 도우미 이 양은 자신과 같은 많은 아이들이 손님들에게 대딸을 비롯한 2차를 오히려 부추긴다고 전한다.

이 양은 “이건 노래방이나 보도방과 상관없이 내 스스로 해서 버는 돈인 만큼 그대로 내 수중에 들어오죠.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대딸이나 2차를 부추겨요.”라며 “하루에 몇 번만 하면 핸드폰 같은 건 뭐 하루에 바꿀 수 있을 정도의 돈이 모이니까요”라고 말했다.

이어 “아저씨들도 싫어하지 않아요. 젊고 어린 애들이 대딸을 해주고 더 나아가 2차까지 해주니 대부분 좋아 넘어가죠. 비용은 오히려 일반 도우미들보다 저렴하니 아저씨들은 선호하죠”라며 “오히려 ‘2차 안하냐’고 물어오는 아저씨들도 있어요. 그땐 오히려 흥정을 하죠. 아저씨가 안달이 난 상태니 그땐 돈을 조금 더 요구해요‘라고 용돈을 조금 더 벌기 위해 유사성행위는 물론 성매매도 불사하는 소녀들의 위험한 아르바이트를 설명했다.

이처럼 노래방에서 청소년과의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노래방은 새로운 원조교제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노래방 업주 자신들은 원조교제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전한다. 업주 박 씨는 “우리는 제공만 해줘요. 애들이 2차를 나가는 건 우리 소관이 아니죠. 자신들이 하는 거예요”라며 “우리가 하지 말라고 한다고 안하는 게 아니잖아요. 나가서 만나 할 수도 있는 거죠. 우린 2차와는 전혀 상관없어요”라고 자신들은 장소와 도우미만 제공했으니 상관없다는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주장을 했다.

어린 청소년도우미들을 성매매라는 절벽 끝으로 내몰아 놓고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노래방 업주의 행태에서 이익에 돈이 멀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추악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청소년 도우미는 서울 일부 소수 노래방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월 충남에서는 이와 같은 중학생 도우미 적발 사건이 일어났었다. 이들은 광고지를 통해 도우미를 접하게 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처럼 아직 채 성숙하지 않은 10대 청소년도우미들이 어른들의 이익에 말려 타락의 늪으로 빠져들며 문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관계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시급한 실정임에는 틀림이 없다.

친구들과 앞날을 꿈꾸며 한창 감수성을 드높일 나이에 어른들의 잇속에 이끌려 성매매라는 불법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고 있는 청소년들.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병폐인 황금만능주의에 가려져 자신들의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일부 이익만을 좇는 불법노래방업자와 보도방 업자들, 그리고 싸구려로 전락해 버린 성의식은 이들을 한 없이 밑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hwonane@hanmail.net
<심층취재 실시간 뉴스 매일일보/www.sisaseoul.com/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