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부사장, 대한항공 내부 잡음에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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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부사장, 대한항공 내부 잡음에 ‘진땀’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6.01.24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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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정기 임원인사로 대한항공 전 부문 총괄 지휘
하지만 노사 갈등에 이어 노-노까지 내부 분열 끊이지 않아 부담
▲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대한항공의 내부 분열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사측과 조종사 노조의 2015년 임금교섭 최종 조정안이 결렬된데 이어 일반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인 조종사 노조에 반기를 들면서 노-노 갈등 양상까지 발생했기 때문.

이에 따라 2016년 정기 인사로 대한항공 전 부문을 총괄하게 된 조원태 부사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사측과 조종사 노조가 임금 협상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지난 2005년 이후 11년 만에 다시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측과 조종사 노조는 지난 1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로 임금협상 관련 2차 조정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조종사 노조가 요구한 37% 임금인상에 사측이 총액 대비 1.9% 인상안(기본급·비행수당)을 내놓는 등 양측의 의견 차이가 커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았던 것.

임금 인상 요구의 이유로 그간 조종사 임금인상률, 해외항공사와의 임금수준 비교 등을 주장하고 있는 조종사 노조는 오는 2월 1일까지 진행 중인 파업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2일부터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는 조종사 노조는 22일 기준으로 조합원 1085명 가운데 886명(81.66%)이 투표에 참여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실제 파업이 진행되면 전체 20~30% 항공편이 결항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사측은 조종사 노조의 투표가 끝날 때까지 합의점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지만 임금 인상폭에 대한 양측의 의견 차가 커 합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인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에 일반 노조가 반대 성명을 발표하면서 노사에 이어 노-노 갈등 양상까지 발생했다. 1085명의 조종사 노조와 760명의 조종사 새 노조를 제외한 1만6000여명의 일반 노조가 지난 20일 ‘조종사 노조 쟁의 찬·반투표를 바라보는 입장’이란 성명을 낸 것.

해당 성명에서 일반 노조는 “조종사 노조의 쟁의관련 찬반투표는 배고파서 못 살겠다는 절박한 생존권 요구가 아닌 조종사 노조의 집행부 명분만을 내세운 것으로 파업 피해를 강요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2005년 조종사 노조 파업으로 200편 이상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고 조종사 노조는 국민적 호응을 얻어내지 못한 귀족 노조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전직종이 아픔을 감수해야 했던 과거의 행위를 인정하고 되풀이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부 분열이 파국으로 치닫자 조 부사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조 부사장은 기존 대한항공의 여객·화물 영업 및 기획 부문을 담당했지만 올해부터는 회사 전 부문을 총괄 지휘하며 보직을 넓혔기 때문. 대한항공의 올해 실적이 조 부사장에겐 첫 번째 경영 성적표가 되는 셈이다.

최근 한진해운신항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그룹 내 승계 속도를 내고 있는 조 부사장은 지난해 총 100대의 차세대 항공기 구입과 프리미엄 좌석의 질을 향상시키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친 대한항공의 입지를 어떻게 차별화 시킬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그룹의 새 성장동력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내부 갈등은 조 부사장에게 큰 부담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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