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도체 직업병 문제 앞으로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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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도체 직업병 문제 앞으로가 더 중요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5.12.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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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백혈병 등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하고 보상 절차에 나서면서 오랜 시간 제자리걸음을 하던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전진의 첫 발을 내딛었다.

삼성전자 사측과 질병 피해자들 사이 8년간 이어지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삼성전자는 최근 1차로 반도체 사업장 퇴직자 30명에 대한 질병 피해와 관련한 보상금 지급과 합의를 완료했다. 보상금 지급이 완료된 퇴직자 중에는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제보자와 산업재해 신청자도 포함돼있다. 협력사 퇴직자도 보상 신청을 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1년간의 산업보건 역학조사를 실시했으며, 직업병 의심사례로 나타난 전 질환환자에게 지원과 보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반도체 사업장으로는 세계 최초로 외부 객관적 위원회를 통한 산업보건 역학조사를 실시했으며, 질병과 직업병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음에도 전 질환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와 일상유지에 필요한 지원을 약속했다.

표면적으로는 반도체 직업병 문제는 이로써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피해보상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이들과 SK하이닉스의 직업병 보상안을 반기는 이들 사이에는 명백한 온도차이가 존재한다.

삼성전자 사측, 반올림 측, 가족대책위원회 측의 분분한 의견으로 보상 절차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사과와, 보상 절채 내용, 향후 재발방지대책 등의 세부 내용을 놓고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사과와 보상을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반올림 측의 ‘무리한 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독립된 기구를 통한 조사와 재발방지대책이 선행돼야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직업병 문제와 관련된 조정위원회에 이해당사자의 위치에 있으면서 또 다른 이해당사자인 직업병 피해자들과 마찰이 이어졌으며, 보상 절차에 돌입한 현재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면 독립된 외부 위원회를 통해 모든 조사를 진행했으며, 적극적인 협조로 지역사회와 피해 당사자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적 활동(CSR) 등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며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함께 사회와의 동반성장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올해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거뒀다. 이들 역시 CSR활동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CSR활동이 소외 계층에 지원금이나 물품을 전달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향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나 제도의 정착을 지원하는 것 역시 CSR의 일환으로 보인다.

직업병 문제의 첫 매듭은 풀어냈지만 아직도 무수히 많은 문제가 산적해있다. 보다 첫 번째 매듭을 풀어냈던 것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책임감 있게 이어지기 위해 독립적인 감독기관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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