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의선 체제에 힘 싣는 ‘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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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의선 체제에 힘 싣는 ‘제네시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5.12.01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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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로 그룹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4일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발표회에서 직접 연설자로 나서며 행사 전반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파란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그는 “상품에 대한 자신감은 갖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면서 “현대차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세계 보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제네시스의 탄생은 정 부회장의 그룹 내 달라진 입지와 넓어진 경영 보폭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 전략과 관련된 발표 현장에 나선 것은 지난 2011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현대차의 새 브랜드 슬로건인 ‘새로운 사고, 새로운 가능성(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을 발표한 이래 처음이다.

지난 2009년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현대차 발표회를 이끌었고, 귀국해서는 선상카페 마리나 제페에서 신형 쏘나타 출시 발표를 직접 진행하며 나름의 경영 행보를 이어왔지만 그동안 그룹 내 굵직한 이슈를 진두지휘한 것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몫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 부회장의 그룹 내 행보는 업계의 이목을 끌만큼 달라졌다.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이라는 현대차의 중대한 프로젝트 전반을 직접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제네시스의 조짐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23일부터 사전계약을 실시한 제네시스 EQ900은 계약 하루만에 무려 4342대가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09년 2월 에쿠스 사전계약(1180대)와 비교해도 268%가 증가한 셈이다.

여기에 이번달 9일, 본격적인 외관 공개와 세부적인 사양을 공개한다면 계약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가 성공한다면 현대차가 거둘 효과는 크다. 고급차 시장에서의 각인을 제대로 시킬 수 있고 중국 업체들과도 격차를 둘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점은 경영승계 작업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정 부회장은 이미 지난달 10일 현대차 주식 184만6150주(지분 0.84%)를 추가 매입하며 지분 확대에도 나섰다. 현재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율은 2.28%까지 늘어났으며 향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에 대한 추가 지분 매입도 예상되고 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모든 것은 정 부회장 손에 달렸다. 제네시스의 성공으로 현대차의 위상과 차기 그룹 경영권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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