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출효자 잃기 전 中 추격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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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출효자 잃기 전 中 추격에 대비해야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5.11.24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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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어떤 산업분야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은 필수불가결적인 요소가 됐다. 중국의 큰 시장은 한국 기업들의 도전이자 기회의 땅이지만, 인적·물적 자본을 앞세워 물량공세를 펼치는 중국 업체들은 맹렬한 추격자로 호시탐탐 한국 기업을 노리고 있는 것.

최근에는 한국 수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점유율 1,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D램의 경우 점유율이 70%를 넘어선 상황이다. 뛰어난 미세공정과 3차원 V낸드 기술 등은 세계 제일의 기술력으로 경쟁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크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이 샌디스크를 우회 인수하면서 반도체 시장에 전운이 감도는 모양새다.

더구나 올해 3분기 샌디스크는 낸드플래시의 평균판매단가가 떨어졌음에도 매출이 전분기 대비 17.7%나 올랐다.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도 끌어올리면서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뒤를 이어 글로벌 톱3에 진입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1%포인트 점유율이 하락했다.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중국의 BOE가 막대한 설비투자 등에 힘입어 올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3분기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 점유율이 소폭 하락세를 기록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BOE뿐만 아니라 차이나스타, CEC판다, 인포비전 등의 점유율도 일제히 올랐다.

일각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모두 아직까지 중국과의 격차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산술적인 점유율 및 매출 차이가 커 ‘현재 중국이 위협적이다’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반도체의 3차원공정이나 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기술은 중국 업체가 단기간에 따라 잡기 어렵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업체들 역시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해 더 높은 수준의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을 넘어서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것을 생각하면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기술 산업에서 일본은 먼저 시장에 진출했고 앞선 기술력을 선보였으나, 일본의 경제위기를 틈타 한국 기업들은 기술 및 설비 투자를 확대하면서 일본을 제쳤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향후 몇 년 안에 한국업체들의 디스플레이 생산량을 중국이 넘어선다는 전망도 있다. 과잉공급으로 가격 전쟁을 벌인다면 글로벌 경쟁력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국내 기업들은 어려운 와중에도 여전히 설비를 증설하고 기술 투자에 아낌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한국 정부도 보다 뚜렷한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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