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죄송합니다" '1조원 사회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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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죄송합니다" '1조원 사회환원‘
  • 나정영 기자
  • 승인 2006.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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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글로비스 주식 범죄수익에 포함돼 있다"

현대차그룹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1조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을 조건없이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기획총괄본부를 축소하는 등 조직을 개편하고 일자리 창출 및 협력사 지원 등의 사회공헌 계획도 추진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19일 최근의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이같은 내용의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전갑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담당 부회장이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현대차그룹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국민의 사랑과 성원으로 성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부끄러움과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정 회장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중흥을 위해  기업경영에만  전념해 앞만 보고 달렸으나 현대차그룹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그동안 경영권 승계 관련 의혹이 제기됐던 정회장 부자 소유의 1조원 상당인 글로비스 주식 전량을 조건없이 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불우이웃을 돕는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키로 했다.

현재 정 회장은 글로비스 주식 1천54만6천주(28.1%), 정 사장은 1천195만4천주(31.9%) 등 총 2천250만주(6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1조원 상당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정몽구 회장 부자가 사회에 헌납키로 한 재산에는 거액의 `범죄수익'이 포함된 만큼 기존 일정대로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정 회장 부자의 주식 환원이 현대차그룹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회사의 자발적 판단이고 회사의 일이다. 수사와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이는 경영권 편법승계에 활용된 글로비스 주식은 일종의  부당이득에  해당하는 만큼 사법처리 수위는 정 회장의 사재 헌납 방침과 무관하게 결정될 것임을  내비친 발언으로 분석된다.

채 기획관은 "수사는 일정대로 진행하며 현대차그룹의 주식환원 조치가 처벌수위 결정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채 기획관은 1조원 규모의 사회환원 발표와 관련, "정 회장 부자가 소유하고 있는 글로비스 주식 상당액이라고 표현해 달라. 주식 가치라는 것은 수시로 변한다"며 평가절하했다.

채 기획관은 "글로비스는 작년 말 상장되기 전에는 비상장회사였다. 주식  액면가도 500원이다"며 그동안 불법으로 조성된 비자금과 변칙 경영 덕분에 주가가 현재 액수로 부풀려진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정 회장 부자가 소유한 글로비스 주식이 범죄와 관련된 것이라면 이번 사회헌납 약속과 무관하게 범죄수익규제법에 따라 해당 주식을 강제 환수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채 기획관은 현대측이 밝힌 1조원 규모의 사회환원 금액에 범죄수익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9일 오후 3시  베이징(北京)발 아시아나항공 OZ332편을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정 회장은 공항 도착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변을 하지 않고 "죄송합니다"만 되풀이하면서 입국장을 빠져나와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로 직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로부터 재산헌납 등 질문이  쏟아지자 매우 침통한 표정으로 "죄송합니다"만 30여차례 말한 채 굳게 입을 닫았다.

공항에는 비정규 노조 기습시위 등을 감안해 현대차그룹 임직원 200여명이 나왔으며 취재진 50여명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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