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국인 조종사, 믿고 타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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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국인 조종사, 믿고 타도 되나요?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5.10.28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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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최근 국내 조종사들의 인력유출 문제가 항공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승객들의 안전이 위협 받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변재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퇴직한 국내 조종사는 총 217명으로 9월에만 42명이 회사를 떠났다.

항공사별로 따져보면 대한항공은 2013년 26명에서 2014년 27명, 올해 9월까지 총 79명의 조종사가 짐을 쌌다. 아시아나항공도 퇴직한 조종자 수가 2013년 48명, 2014년 60명에서 올 9월 말까지 총 54명으로 집계 돼 점점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대형 항공사에서 퇴직한 조종사 중 상당수는 저비용항공사와 중국 항공사로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항공사들은 급격히 늘어난 항공수요 때문에 2~3배 높은 임금을 제시하며 국내 조종사를 모셔가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조종사들의 빈자리는 외국인 조종사로 채워지고 있다. 변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외국인 기장은 대한항공 338명, 아시아나항공 106명으로 각각 전체의 30%와 18%를 차지했다.

문제는 외국인 조종사들의 채용으로 비행안전이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항공사들이 에이전시 소속의 파견직 형태인 외국인 조종사를 5년 계약으로 사용함에도 국토부가 일시적 조종사 부족 충원을 이유로 자격증명시험을 면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대한항공에 입사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외국인 조종사가 중국 칭다오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던 KE846편을 조종하다 착륙 중 바퀴가 아닌 꼬리 쪽 몸통 ‘테일 스키드’ 부분이 활주로 바닥에 닿는 일이 발생했다.

테일 스키드는 자동차 범퍼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활주로에 닿았다고 해서 사고나 준사고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당시 외국인 조종사의 운항경험 훈련을 위해 교관이 옆에 탑승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외국인 조종사들의 비행 실력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비행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승객들의 안전이다. 그리고 그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은 항공기를 조종하는 조종사 일 것이다. 짐을 싸는 국내 조종사들을 잡지 못한다면 그 공석을 채워주는 외국인 조종사에 대한 보다 정확한 자격증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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