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 아쉬움 속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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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상봉, 아쉬움 속 마무리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5.10.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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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생이별’, 선물 교환도
▲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인 26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에서 북측에서 온 납북 어부 정건목(64)씨가 남측에서 온 이복순(88)할머니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남북 이산가족이 26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2시간동안 작별인사를 마지막으로 2박 3일간의 2차 이산가족 상봉 일정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날인만큼 가족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북측 리미렬(70)씨는 상봉장에서 말없이 눈물만 줄줄 쏟아내는 남측 이금석(93)씨의 모습에 “어머니, 어머니, 울지 말라요. 울지 말아요. 우리 행복해요. 울지 말라요”라며 말했다.

6‧25 전쟁 통에 헤어진 이금석 씨의 북측 아들 한송일(74)씨도 곁을 지킨 채 애통해했다.

‘오대양호’ 납북 어부인 아들 정건목(64)씨와 이복순(88)씨도 예외가 아니었다.

오랜 이별에 비해 너무도 짧았던 2박3일의 만남이 아쉬워 역시 계속 눈물을 흘렸다.

심지어 대기 중이던 의료진이 건강이 염려돼 다가가 상태를 살펴보기도 했다.

선물을 주고받는 가족들도 보였다.

남측 배순옥(55)씨는 북측의 조카 배은희(32)씨에게 “고모가 선물 줄께. 우리는 많아”라며 금반지를 끼워주고 목걸이도 걸어주었다.

이때 지켜보던 배순옥 씨의 남측 오빠 배상석(60)씨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만나게 해주세요. 서로 편지 주고받게 해주세요”라며 소리를 질러 북측의 보장성원(행사 지원 요원)이 모여들어 “그만하시라”며 만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남측 이석주(98)씨는 기침을 하던 북측의 아들 리동욱(70)씨에게 검은색 코트를 벗어 입혀주었다. 두르고 있던 체크무늬 목도리도 아들에게 건넸다.

이석주 씨의 딸 이경숙(57)씨가 “오빠 옷 딱 맞는다. 소매만 조금 줄이면 되겠다”고 하자 이동욱씨는 “아버지, 잘 입겠수다”라며 감사를 표현했다.

남측 이선균(90)씨 가족은 북측 여동생 리영순(78)씨 등에게 손수건을 선물했다.

손수건을 펼치자 검은색 펜으로 쓴 “우리 가족 역사 잘 지켜줘서 고맙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라. 다시 볼 날을 기약하며 석민. 이균. 선균. 10.26”라는 내용의 짧은 편지가 나타났다.

건강 악화로 전날 단체상봉에 불참했던 남측 최고령자 이석주(98) 씨도 마지막 일정인 작별상봉에 참석했다.

앞서 작별상봉을 하기 전인 이날 오전 가족들은 일찍부터 일어나 외금강호텔 1층 식당에서 서둘러 아침식사를 했다.

그러나 방금 재회한 가족들과 헤어질 생각이 드니 입맛이 없어 별로 먹지 않는 모습이었다.

1년8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박3일로 진행됐다.

작별상봉 이후 남측 방문단은 오후 1시30분(북측시간 1시) 금강산을 떠나 육로를 통해 오후 5시20분 속초로 돌아왔다.

지난 24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60여 년 만에 꿈에 그리던 북측 가족과 ‘눈물의 상봉’을 한 남측 방문단은 이날까지 개별상봉, 환영만찬, 공동중식, 두 차례 단체상봉과 작별상봉까지 6차례에 걸쳐 12시간 가족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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